감수광 노래비 벌써 ‘애물단지’
감수광 노래비 벌써 ‘애물단지’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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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설물 훼손되고 주변 노숙인 점령
올레길 탐방객 통계도 집계 안 해 ‘빈축’

▲ ‘감수광 노래비’가 설치된 지 한 달도 안 돼 일부 시설물이 훼손된 데다 주변을 노숙인이 점령, 올레길 탐방객들의 접근을 막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 문화 올레길 조성을 위해 제주시 산지천 분수광장에 설치된 ‘감수광 노래비’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설치된 지 한 달도 안 돼 일부 시설물이 훼손된 데다 주변을 노숙인이 점령하면서 올레길 탐방객들의 접근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문화 올레길을 조성하는 취지에서 사업비 4000만원을 들여 지난달 22일 올레 17코스의 종착점이자 18코스의 출발점인 제주시 산지천 분수광장에 감수광 노래비와 뮤직 박스를 설치했다.

제주 출신 가수인 혜은이 생가 주변이기도 한 이 곳에는 프로필이 적힌 표지판과 올레길 탐방객들이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존도 함께 설치됐다.

노래비에는 감수광 노래 가사가 새겨져 있으며, 혜은이의 인기곡을 들을 수 있는 뮤직 박스는 센서가 장착돼 있어 올레길 탐방객들이 지날 때 마다 저절로 노래가 흘러나오게 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부 시설물이 훼손되는가 하면 주변을 노숙인들이 점령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을 확인한 결과 노래비 주변을 지나도 노래가 계속 흘러나오지 않았고, 스피커도 부서져 있었다. 또 주변에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구나 노래비 주변에서 노숙인들이 술을 마시는 등 올레길 탐방객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보니 애꿎은 혈세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제주도는 노래비를 ‘관광 자원화’ 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올레길 탐방객들의 통계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노래비 주변에 노숙인들이 많아 관리가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스피커가 취객에 의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지난 10일자로 경찰에 고발 조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래비 훼손을 막기 위해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탐라문화광장이 조성되면 노래비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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