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5년, 제주지역의 역량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등용문으로 창설된 제주미술대전은 1989년부터 제주예총이 주관해 오고 있다. 그런데 제주예총과 제주미협이 미술대전 주관을 놓고 서로 이견(異見)을 보이고 있다니 혹시 이 문제로 인해 큰 다툼이 생겨날까 우려 된다. 제주미협이 미술대전 행사 주관처 이관을 위해 금주내에 관련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예총 쪽은 “미협이 자생력 있는 단체라면 이관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예총은 “미술대전 이관 추진위원회 구성과 관련, 지금까지 우리와는 단 한 번의 협의도 없었다”고 말함으로써 서운함을 표시하고 있다.
미협측에 의하면 미술대전을 예총이 주관하는 곳은 전남과 제주뿐이며 내년부터는 전남의 경우도 미협으로 이관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미협의 생각을 나무랄 수만도 없다.
그렇더라도 미협이 미술대전 주관처 이관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도 예총과 한마디 상의가 없었다면 잘못된 처사다. 그래도 예총이 미술대전을 20년 넘게 주관해 왔고 예총 회원 중에는 미협회원도 많지 않은가. 어쨌거나 예총과 미협은 정치 집단과는 달라야 한다. 문화예술인 단체답게 대화와 소통, 그리고 역지사지로서 미술대전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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