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출신인 현덕식 작가는 36살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제주도미술대전 한국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4번의 개인전과 30여 번의 단체전을 치렀다.
그를 18일 제주시 이도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의 작품 세계는 어떨까. 우선, 관람객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편안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또한 '아! 예쁘다'라는 감탄사보다는 때로는 슬픔을, 때로는 기쁨을 느끼는 등 '감성'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몇년전 해녀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었죠. 주제는 해녀지만 어머니를 그렸어요. 갤러리 하루에서 열렸던 전시에서 한 관람객은 내게 작품에서 어머니를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만큼 뿌듯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전달하고 싶은 감성을 관람객들과 공유한 것이니까요."
'현덕식'하면 떠오르는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 '유시도'를 얘기할 것이다. 2011년 말 첫 작업에 들어간 유시도는 그의 대표작이다.
유시도는 '녹아서 흐르는 섬'을 뜻한다. 섬 자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얼음이 녹아서 흐르는 모습을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의 형상으로 표현했다.
그는 '얼음'이라는 물질적인 덩어리에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얼음이 녹음과 동시에 '물'이 상징하는 순수함으로 돌아가면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담았다.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또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 부분이 나를 높이 평가해준 것 같습니다."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금전적인 문제 등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역시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작업실에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레슨을 하고 있다. 나머지 시간에는 오로지 작업에 몰두한다.
최근 들어 제주도에서 신진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청년작가전이나 이중섭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그는 "후배들을 보면 분명히 기회는 오는데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부분만 잘 찾아보고 지원하면 경제적으로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물었다. 그에게서 지금처럼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예전부터 선배들이 졸업을 하고 딱 10년만 견디라고 했죠. 그 말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많이 온다는 뜻입니다. 나는 벌써 6~7년차에 접어들었네요.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현덕식 작가. 주목받고 있는 작가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
한편 2004년 첫 전시를 연 그는 그동안 대한민국 젊은 작가전·청년작가전, 제주청년작가전, 제주미술제, 제주예술제, 중앙예술제 등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