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공금횡령에다 음주운전, 대형 사기극까지 저지르더니 지난 12일과 13일에는 2명의 공무원들이 술에 만취한 나머지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입건 됐다.
특히 이번 공무원들의 만취 추태는 ‘결의 대회’까지 열면서 공직자 청렴을 다짐한지 하루 이틀사이에 연거푸 일어난 일이어서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제주도 산하 사업소의 한 공무원은 지난 13일 오후 9시45분쯤 술에 만취해 제주시 화북동 편의점에 들어가 종업원과 손님에게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심지어 주인에게는 발길질까지 했다는 것이다.
제주시 소속의 다른 공무원 역시 12일 오후 7시께 술에 만취한 상태로 화북공업단지 인근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을 가로 막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근년 들어 공직자 비리가 잇따르는데다 요즘에는 제주도 사업소 소속 공무원이 보조금을 지원 받도록 해 주겠다고 속여 남원, 효돈, 표선, 구좌 등의 농민 36명으로부터 모두 13억 원을 가로챈 사기사건이 일어나 공직사회의 신뢰가 말이 아니다.
이 사건으로 충격 받은 제주도는 지난 11일 ‘공직자 청렴 결의 대회’까지 열었었는데 그 다음 날부터 공무원 만취 추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이렇듯 도 넘은 공직자 기강해이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 된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농민 36명을 상대로 한 13억 공무원 사기극도 아무도 상상 못했지만 결국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는가.
제주도 당국은 오늘날의 공직사회 기강해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설마 설마 하면서 시일만 끌다가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 아무도 모른다. 조속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제주도뿐이 아니다. 감사위원회도 일이 일어나가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상시 감시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공무원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