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230만 명 중 중국인이 180만 명으로 80%를 차지했다. 또 중국 관광도 2013년 10월부터 여유법이 시행되면서 단체관광객보다 개별관광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막히는 곳이 있으면 뚫리는 곳이 있기 마련, 개별중심의 관광으로 변화가 온다면 우리 농업분야도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우선은 먹을거리에 대한 준비다.
중국은 예부터 먹을거리, 특히 한식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라다.
2010년 1월 중국 시사지 샤오캉(小康)은 칭화대학 미디어 서베이랩과 함께 중국인 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12.3%가 한식을 최고의 요리로 뽑았다고 전했다. 일식(10.3%), 프랑스요리(3.5%)가 가각 2~3위를 기록했다. 건강을 위해 먹는다는 사람이 44.1%로 웰빙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제주음식은 사철 신선한 재료가 있어 별 다른 양념 없이도 담백한 맛을 내는 건강식이라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중국인이 선호하는 매운맛을 가미하고 채소 중심으로 퓨전 식단을 개발한다면 제주 음식으로 중국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더 나아가 농가에 체류하면서 제주 전통문화와 함께 이야기가 있는 음식을 대접한다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관광객을 중심으로 제주음식에 대한 설문조사와 중국의 식생활문화, 음식소비실태 조사 등도 할 계획이다. 웬만하면 자신들의 식문화를 고집하는 중국 사람들의 특성상 현지 음식을 찾을 수 있도록 차별화 된 음식과 이를 농가소득에 연계시키는데 노력할 것이다.
농업기술원은 공심채, 향채 등 중국인이 좋아하는 채소를 이미 도입해 재배 가능성 연구 검토 중이며 그 외에도 채심, 홍빈 등 4종의 채소도 실증재배 하고 있다. 재배 시험이 끝나면 중국인 선호형 채소 재배로 농가소득 또한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주택가에 있는 편의점에서도 중국관광객들이 쇼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의 손에 들린 쇼핑 봉지를 볼 때마다 저 속에 우리 농산물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그러나 단체로 몰려다니는 관광객을 보면서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며칠 전 렌트 차량을 탄 젊은 중국 청년들이 나름 유명한 국수집을 물었다. 그래 젊은 중국 청년들은 저렇게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는구나.
그래서 농촌체험과 제주 전통음식을 중국의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는 사업을 발굴 중이다. 더구나 중국 여유법이 시행되면서 우리 농업농촌도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득을 올릴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FTA 등 여러 가지로 불안한 시대이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임을 다시 한 번 확신하면서 ‘우리 농산물, 우리 음식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