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곶자왈 훼손은 안 돼
어떤 경우에도 곶자왈 훼손은 안 돼
  • 제주매일
  • 승인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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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 선흘리 소재 동백동산 곶자왈이 소나무 재선충병 차단을 위한 고사목 제거과정에서 크게 훼손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선흘리 동백동산은 지난해 세계 최초 람사르 시범 마을과 생태 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만큼 선흘 동백동산은 보존가치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역이다.
문제는 이 일대에서 발생한 소나무 고사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천연의 곶자왈이 말 그대로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사목을 제거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고사목 제거작업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소나무 재선충병 예방이 시급하다지만 그렇다고 멀쩡한 곶자왈을 파헤치고 심지어 곶자왈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던 각종 나무까지 대거 잘려나간다고 한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목적이 좋은 사업이라도 과정의 정당성을 상실한다면 그 사업은 많은 오점을 남기기 마련이다.
훼손된 선흘 동백동산은 이제라도 나서 시급하게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곶자왈 지역 등 보고가치가 큰 지역에서 고사목 제거작업을 벌일 때에 대비해 준수해야 할 매뉴얼(작업 규정)을 만드는 것도 피해를 줄이고 사후 복원작업을 체계적으로 벌일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곶자왈 지역 등 보호가치가 큰 지역에서는 사전 관련 부처들 간 협의를 통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파악하는 동시에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도적 틀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제주의 허파라고 일컬어지는 곶자왈을 말 그대로 제주만 간직하고 있는 자연자원으로, 곶자왈 보호는 이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복원하는 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제주 곶자왈은 이런 저런 개발사업 과정에서 상당히 넓은 면적이 훼손됐다. 또 지금도 이런 저런 크고 작은 개발의 여파로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번 선흘 동백동산 곶자왈 훼손을 계기로 유사행위가 발생할 때에 대비한 실질적 효력을 낼 수 있는 재발방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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