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0억 필요···확보는 6억도 안 돼
年 20억 필요···확보는 6억도 안 돼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 보이는 차선 해결 방안은
노면표시 정비 적정 사업비 확보
교통사고 위험 구간 정비 시급해

▲ 제주시 연동 롯데시티호텔에서 노형노터리 구간 차선이 마모·퇴색돼 비가 내리는 오후에 잘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고기호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 야간·우천 시 운전할 때마다 ‘아찔’

강모(31·제주시 도남동)씨는 최근 애조로를 운행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편도 2파선 도로에 그려진 백색 선이 잘 보이지 않아 차선을 넘나들며 운전을 하다 옆 차로에서 추월하는 차량과 부딪힐 뻔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야간인 데다 비까지 많이 내리면서 희미해진 차선이 거의 보이지 않아 운전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택시기사 김모(42·제주시 노형동)씨도 “비만 오면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운전을 하기가 힘들다”며 “비가 내리는 날은 손님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사고 위험 때문에 집에 일찍 들어간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주요 도로 노면에 표시된 차선이 마모·퇴색돼 야간이나 우천 시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차선을 그리는 페인트에는 작은 유리알들이 있어 차량 헤드라이트에서 나간 빛을 반사시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선이 마모·퇴색되면 반사 성능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수막이 형성돼 빛을 분산시킴에 따라 반사 성능이 급격히 저하,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교차로 주변이나 교통량이 많은 시내 도로의 경우 차선 마모·퇴색이 심하다 보니 야간에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관계자는 “야간에 비까지 내리면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차선 도색을 한 지 오래된 구간은 휘도(밝기)가 더욱 낮아져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턱없이 부족한 정비 예산

차량 증가는 물론 도로 확장 등으로 노면표시 정비 구간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일 제주시에 따르면 동지역 주요 도로, 읍·면지역 군도, 농어촌 도로 등 총 연장 1993km 구간의 도로를 관리하고 있다.

올해 제주시 지역의 노면표시 정비 예산은 모두 5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4억 원 보다 1억8000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제주시가 관리하는 도로 가운데 100km 미만 구간에 대한 정비만 가능한 예산으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우선적으로 정비가 시급한 구간은 300km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면표시 정비를 위해서는 매년 20억 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이를 모두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제주도로관리사업소의 경우 국도·지방도와 함께 읍·면지역 도로 등 18개 노선 626km 구간의 도로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노면표시 정비 예산은 2012년 5억5000만원, 지난해 8억 원, 올해 11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데다 평화로와 5·16도로 등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대한 예산 확보는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나머지 도로의 경우 예산 확보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2~3년에 한 번 꼴로 노면표시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마모·퇴색된 노면표시에 대한 정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에 대한 우선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제주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노면표시 정비를 위한 예산이 전부 반영되지 않아 정비가 쉽지 않다”며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