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눈 위에 구두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발자국...어릴적 눈이 많이 내린 겨울아침이면 뽀드득 뽀드득 하얀 눈을 밟으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낭만적인” 발자국이 아닌 탄소발자국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탄소발자국이란,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발자국을 남기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무심코 꽂아놓은 전기코드는 물론이고, 씻으며 사용한 물, 이동하면서 사용한 자동차, 음식물 등 우리가 일상에서 행하는 거의 모든 행동들이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탄소발자국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결국 지구의 심한 몸살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수백만년동안 거의 변화가 없던 지구는 불과 100년 사이에 0.74℃가 증가하였고, 이 추이가 지속된다면 21세기말에는 현재보다 2.4℃ 이상 증가할 거라고 한다. 벌써부터 생태계가 변화되고, 이상기후가 발생하며, 없어져가는 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특히나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해수면 상승이 가파라서 용머리 등 해안선이 변하는 것은 물론, 한라산 구상나무도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일상에서 사소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여갈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안쓰는 플러그 빼기, 적정 실내온도 지키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쓰레기 분리배출하기, 1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머리로 알고 있는 상식들을 몸으로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종이컵의 무게는 5g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종이컵 1개가 생산되어 소비되고 버려지는데 발생하는 CO2, 즉 종이컵의 탄소발자국은 11g이라고 한다. 오늘, 내가 행했던 사소한 행동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 “쓸데없는” 탄소발자국을 남기지는 않았는지, 그로 인해 지구를 좀 더 병들게 한건 아닌지 반성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