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근본으로 하여 생활하였던 전통의 우리 농촌을 더 이상 농업에만 매달릴 수 없는 환경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그 일환이 농업과 관광 즉, 1차산업과 3차산업을 접목시키는 노력이다.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주포리 ‘황산’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은 ‘미륵골마당마을’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고 연중 미륵골 소원제 올리기, 꼬마장승 솟대 만들기, 농사마당, 놀이마당, 소원마당을 여는 한편, 봄에는 봄나물 장아찌 만들기, 오리입식, 산·들나물 채취, 여름에는 담배건조대 냉방체험, 포천 물고기 잡기, 늪지곤충 관찰, 가을에는 서리 고추부각 만들기, 미륵골 단풍트레킹, 겨울에는 앉은뱅이 썰매타기, 미륵산 토끼몰이 등의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농촌마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농촌마을이 관광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은 자연친화적인 농산물과 고유의 전통을 도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관광객에 대한 친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마을은 자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황산마을 향약’을 제정하여 마을회관에 게시하여 실천하고 있다. ① 나보다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여 화목한 마을을 만들자. ② 협동과 협력으로 살기 좋은 새농촌을 건설하여 이상의 마을을 만들자. ③ 남의 허물은 작게 보고, 잘하고 좋은 점은 크게 보며, 칭찬에 인색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④ 생태를 복원하고, 친환경 농업으로 소중한 자원을 지켜 훌륭한 강산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⑤ 연하의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고, 연상의 사람에게 겸손함이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노력하자. ⑥ 일상에서 해오던 대화중에 욕설이나 고성의 버릇을 버리고 듣기 좋고 향기 있는 말투로 바꾸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실천하자. ⑦ 마을일은 내 자신의 일이며, 내 스스로 한다는 주인 및 주체의식을 갖도록 정신을 개혁하자. ⑧ 관광객들에게 자기 집에 찾아온 반가운 사람을 대하듯 친절을 생활화하자. ⑨ 자기 스스로를 개발하여 신농업인으로 거듭나자.
우리 제주도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관광을 표상으로 하여 지역을 가꾸어 나가고 있지만 제주도의 어느 마을도 강원도의 이 조그마한 마을처럼 주민들 스스로가 관광의 중요성을 터득하고 이러한 향약을 제정하여 나가고 있는 마을은 없다는 데에 제주도에 사는 한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껴본다.
관광은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이 아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이어온 문화를 잘 간직하여 이 문화를 낯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면서 이 자연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여 주는 것이다.
그리고 관광을 개발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지인에 대한 지역주민의 친절 일 것이다. 자기 마을에 찾아오는 사람을 고맙게 여겨서 관광객을 가장 반가운 손님처럼 대하는 주민의 마음가짐, 이것은 우리 제주도가 본받아야 할 덕목이란 생각이다.
육지부의 농촌마을이 이제는 더 이상 농사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관광이라는 문화를 농업에 접목시키는 것을 볼 때, 우리 제주도의 농촌도 해당 지역이 갖고 있는 독특한 농사방식과 자연에 관광을 접목시키는 노력을 하여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금년 7월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다. 그러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이 있는 농촌을 찾을 것이다. 이 때 우리 제주도가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지역의 농수산업을 특화시키고 자연을 잘 가꾸는 동시에 친절을 생활화함으로써 도시민이 계속적으로 찾아오는 아름답고 정감이 넘치는 마을을 만드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고 승 익 <제주대학교 관공경영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