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질적 성장 공허한 '메아리'
제주관광 질적 성장 공허한 '메아리'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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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이라는 구호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큰 성장세를 이루고 있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고부가가치 관광객 성장세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가운데 골프 등 레저스포츠 관광객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 1월 한 달 제주를 찾은 레저스포츠 관광객은 10만 5225명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8%까지 줄었다.

올해 제주지역은 육지부에 비해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초반 골프 등 레저스포츠 관광객 유치에 적지 않은 호재로 작용했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회의 및 업무(MICE 등) 목적 관광객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회의 및 업무 목적 관광객은 0.6% 줄어드는 데 그치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올 들어 1월 한 달은 6만 1095명을 유인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2.3%나 줄어든 실적이다.

제주가 관광과 접목한 휴양형 마이스 최적지로 부각되고 있지만 대규모 행사 유치를 위한 수용능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시설 확충 등을 통한 육지부와의 경쟁력 확보방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관광객으로 분류되는 이들 관광객의 빈자리는 휴양 및 관람 목적의 관광객이 채워주고 있다. 올 1월 한 달 32.3% 증가한 휴양 및 관람목적 관광객 유치실적이 이를 반증한다.

외국인 관광시장도 중국시장만이 ‘나 홀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등은 적게는 8%에서 많게는 48%까지 급감했다.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질적 성장’이나 ‘외국인 시장 다변화’라는 구호가 실천 의지와 액션플랜이 수반되지 않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외에 지난해 큰 성장을 이뤘던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석 등 인프라 확충과 프로그램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제주의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 소요시간은 평균 4시간 40분 정도의 반나절코스가 대부분이라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을 프로그램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광학계 관계자는 “해양레저 및 승마 등 고급 레저스포츠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상품개발은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MICE(마이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관련 인프라 확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질적 성장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관광 트렌드를 분석, 경쟁력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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