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없는 벚꽃축제'에 이어 '제주유채꽃잔치' 도 가시거리 10m도 채 안 되는 기상악화 속에 치러져 명실상부한 제주 봄 대축제가 낭패로 돌아갔다.
'광활한 목초와 오름에서 피어나는 노란유채의 물결이 향연'을 주제로 9일과 10일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교래관광지구에서 개최된 제23회 제주유채꽃잔치가 주최측은 물론 노란 유채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폐막됐다.
이른 새벽 교래리 지역에 내린 장대비는 6000만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진흙범벅으로 만들어 행사장을 찾은 자가운전자들이 주차의 어려움을 호소하는가 하면 양일간 내린 강한 바람을 동반한 가랑비와 짙은 안개로 대부분의 행사가 중단 또는 취소되는 양상을 빚었다.
행사 첫날 개막식과 더불어 유채꽃잎전 만들기, 토종닭싸움대회, 풍물패 공연 등이 진행됐을 뿐 10일에도 계속되는 안개 낀 비날씨로 건강걷기대회와 당초 1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를 신청했던 어린이 사생대회, 연기됐던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전국노래자랑도 전면 취소됐다.
한편 행사 첫날인 9일 제주시날씨는 최고기온이 28도에 이르는 초여름 날씨를 보여 행사장 날씨를 예상치 못한 도민과 관광객들은 차에서 내려보지도 못한 채 되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았던 양은수씨(여·30)는 "제주시내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당연히 이 곳도 날씨가 좋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가족들끼리 나들이를 결심하고 나왔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안개라도 없으면 사진이라도 찍을텐데 섭섭하다"며 궂은 날씨를 탓했다.
이에 대해 북군 관계자는 "갑자기 내린 비날씨 때문에 주차장이 제 역할을 다 못하게 되자 아침 일찍 전세버스 5대를 긴급 투입해 관광객들을 이송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하늘의 뜻 앞에서는 무능할 수밖에 없었다"며 애석함을 토로했다.
또한 전호청 교래리개발위원장은 "지난해 파종에서부터 행사직전까지 유채꽃을 피우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애쓴 노력이 헛되게 돌아가 속 상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