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는 예로부터 신이 하늘에서 내려올때 잠시 거한다는 전설을 가진 나무로서 우리에게 친숙한 십장생 중 하나로 장수를 나타내고, 비바람·눈보라의 역경 속에서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여 왔다. 또한 꿈에 소나무를 보면 벼슬을 할 징조이고, 솔이 무성함을 보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하고 반대로 꿈에 소나무가 마르면 병이 난다고 하였다. 이처럼 사시사철 푸른 제주도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마음은 필시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도민들의 애를 태우는 소나무 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하여 말라 죽게하는 병으로서,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 정도로 그 피해가 막대하여 당국에서는 재선충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방제특별법에 의하면 도내 전지역에서는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고사된 나무를 땔감용으로 이용하거나 판매할 수 없고, 소나무 이동시에도 재선충병 감염여부를 확인받은 후 이동해야 하며, 소나무 반출금지 구역이 아닌 지역일지라도 소나무류를 이동할 때는 반드시 재선충병 감염여부를 확인 받은 후 이동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혼란한 시기를 틈타 고사되어 제거된 소나무 원목을 땔감용으로 운반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어 당국의 소나무 재선충 방제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나비의 날개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나비효과처럼,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무단으로 이동한 소나무로 인하여 또다시 제주도가 소나무재선충병 대재앙으로 이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 선포 후 재선충병을 근절하기 위해 자치경찰단에서는 소나무를 무단으로 이동한 행위에 대하여 집중 단속을 펼친 결과 현재까지 총 3건을 적발하여 형사 처벌하였고, 매일같이 방제 작업에 투입되어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당국의 방제와 단속 활동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의 작은 부주의한 행동 하나가 나비효과로 이어져 재선충병이 악화 된다면, 더 이상 푸르른 소나무를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도민들의 관심과 주의 깊은 행동이 더해져 제주도의 모든 소나무들이 다시 푸른빛을 띠게 될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