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남단 마라분교 7년 만에 졸업생 배출
국토 최남단 마라분교 7년 만에 졸업생 배출
  • 제주매일
  • 승인 201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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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있는 가파도로 건너가 '빛나는 졸업장' 가슴에
▲ 7년 만의 마라도 졸업생 정수현 양(서귀포=연합뉴스) 국토 최남단인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 있는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에서 7년 만에 배출되는 졸업생 정수현 양. 정 양의 졸업식은 14일 가파초등학교에서 열린다. 2014.2.12.

"중학생이 된다니 설레기도 하지만 학교를 떠나려니 아쉽기도 하고. 혼자 남을 영주가 걱정되기도 하고요…."

오는 14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초등학교 졸업식에서 '빛나는 졸업장'을 받을 국토 최남단 마라분교장의 정수현 양은 자신이 떠나면 학교에 혼자 남을 4학년 동생부터 걱정했다.

마라분교가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은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수현 양은 89번째 졸업생이다.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1981년부터 1991년까지는 매년 졸업생을 배출해왔으나 1995년 2명, 2000년 1명, 2001년 1명, 2007년 2명이 졸업한 이후 올해 오랜만에 졸업생이 나왔다.

수현 양은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배편을 이용해 5㎞ 정도 떨어진 가파도로 건너가야 한다. 배가 다녀야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졸업식 전날인 13일부터 당일까지 제주도 전 해상에 파도가 2∼4m로 높게 일 것으로 예보된 상태여서 수현 양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올해 가파초 졸업식에서는 수현 양 외에 본교생 김경민, 김경현 군도 졸업장을 받는다.

현재 전교생이 7명인 가파초교는 2010년 2명이 졸업한 이후 2011∼2013년에는 매년 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러나 새 학기엔 6학년생이 없어 전학생이 없는 한 내년 졸업식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이운 가파초 교장은 "아이들이 도서 지역에서 학교생활을 하다가 이제 더 큰 세상으로 나가게 되는데 중학교에 가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훌륭한 인재로 잘 자라주길 바란다"며 아이들을 격려했다.

졸업식은 다른 학교처럼 졸업장과 상장 수여, 케이크 커팅 등 소박하지만 무사히 초교 생활을 마친 학생들을 격려하고 축하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식 중간에는 졸업생과 재학생이 한데 어우러져 방과 후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으로 익힌 색소폰, 바이올린, 피아노, 리코더 등 악기 연주 솜씨를 뽐낸다.

졸업생 3명은 학업을 위해 이제 정든 가파도, 마라도를 떠난다. 이들 모두 서귀포시 대정중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한편 수현 양이 학교를 떠나면 마라분교에는 학생이 1명밖에 남질 않는다.

게다가 아직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어 새 학기에는 수년 만에 다시 '나 홀로 수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파초는 2명이 졸업을 하지만 입학생 2명에다 다시 2명이 전학 올 예정이라 학생 수가 현재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파초는 지난 2012년 제주교육청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분교장으로 개편될 위기를 맞았지만 당분간은 본교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학생이 얼마 없는 작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졸업한다는 점이 자랑스러워요. 이제 가파도를 나가서 살아야 하지만 방학이면 다시 가파도에 놀러 올 거니까 괜찮아요."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정든 학교를 떠나는 경현, 경민 군은 씩씩한 목소리로 작은 학교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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