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처럼 스러진 제주, 아메리카는 아나
동백꽃처럼 스러진 제주, 아메리카는 아나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4.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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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현대미술관'미국서 열려 큰 반향
도내작가 10여명 참여... 영화 '지슬'도 상영

▲ 안혜경 대표(왼쪽 두번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시 소노마카운티미술관에서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 4.3미술을 주제로 한 '동백꽃 지다: 제주4.3을 다룬 한국의 현대미술가들'전이 지난 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시 소노마카운티미술관(관장 다이안 에반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관람객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행사를 주최·주관한 도내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씨 안혜경 대표가 12일 미국 현지 상황을 전해왔다.

안혜경 대표에 따르면 14개월 동안 비 다운 비가 없었던 이곳에 '축복의 비'가 쏟아졌다. 이 곳을 찾은 산타로사시 시민들은 제주에서 온 작가들에게 "비를 몰고온 손님들"이라며 환영했다.

다이안 에반스 관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이 쉬운일은 아니었다"며 "몇 차례 연기 되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전시를 하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회가 된다면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이번 전시가 순회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8~9일에는 전시와 연계한 심포지엄과 영화 상영이 진행됐다.

지난 8일 열린 심포지엄에는 강요배 화가, 김종민 4·3연구자, 현기영 소설가, 김종길 미술비평가, 임흥순 감독 등 5명이 발표에 나섰다.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도 상영됐다.

또 지난 9일에는 소설가 현기영이 '기억투쟁으로서의 문학'을 주제로 강연했으며, 임흥순 감독의 영화 '비념' 등이 상영됐다.

현기영은 "유년 시절 제주4·3사건을 겪고, 이로 인한 만성적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4·3의 참혹한 경험은 나를 포함한 고향 땅 제주도의 모든 주민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억압"이라고 말했다.

안혜경 대표는 "3일내내 행사에 참가한 한 시민은 왜 이렇게 중요한 전시가 소노마카운티미술관에서만 열리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5월 4일까지 열릴 전시는 제주4.3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억과 폭로', 그리고 '치유와 애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회화·판화·설치·혼합매체·조각· 다큐멘터리 등 18명의 작가의 작품 26점이 내걸리고 있다. 또 현기영 소설가의 영문판 '순이삼촌'과 '지상에 숟가락 하나'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도내 미술작가는 강요배·강문석·고길천·김수범·박경훈씨 등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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