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5일 성명 "제주도정 임무 방기" 비난
[제주매일 김지석 기자] 최근 중국자본인 신해원유한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과 관련해 각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업부지 인근에 있는 국가 등록문화재 ‘셋알오름 동굴진지’와 ‘고사포진지’마저 중국인이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환경 파괴에 이어 일제 강점기 제주의 수난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국가 등록문화재가 중국자본에 넘어가 훼손될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등 3개 환경단체는 5일 성명을 내고 “중국자본인 신해원 유한회사가 추진하는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제주도 경관 및 관리계획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동굴진지를 파괴하는 것으로 제주도정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도가 2009년 수립한 경관 및 관리계획에 따르면 개발사업의 절성토(사업부지 토양을 깎거나 높이는 것)는 3m 미만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러나 뉴오션타운 사업자는 최대 8.7m 절토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최대 절토지는 동알오름과 섯알오름 사이에 있는 셋알오름”이라며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모든 지역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오름을 깎는 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의 개발계획은 송악산 외륜과 셋알오름의 동굴진지를 훼손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2009년 제주도가 제출한 동굴진지 학술조사를 바탕으로 한 동굴진지 분포도를 보면 뉴오션타운 호텔 예정지의 좌측 셋알오름에는 거미줄처럼 동굴진지가 분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자인 신해원유한회사가 현재의 사업부지를 매입한 지난해 7월 3일 중국인이 셋알오름 고사포 진지를 포함하는 토지를 매입, 셋알오름의 동굴진지와 고사포진지가 중국인 소유로 바뀌었다”며 “송악산 주변은 일제 강점기 제주의 수난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으로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는 다크투어리즘 1번지로 손색이 없는 지역이지만 이런 역사적 유산이 지켜지지 못하는 현실에 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정은 즉각 이 지역의 가치에 눈떠서 자연과 역사유적을 보전하면서 지역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스스로 수립한 계획에 위배되는 사업에 대해 적극적 행정노력을 보이지 않는 것은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