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서 처방 받아도 구매 쉽지 않아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주부 진모(31·여)씨는 지난 주말 딸아이가 독감에 걸려 동네 의원을 찾았다.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진씨는 약국 몇 군데를 돌아다닌 후에야 간신히 약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진씨는 “동네 약국마다 타미플루 재고가 없다 보니 집에서 멀리 떨어진 약국 몇 군데를 돌아다닌 후에야 겨우 약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인 ‘A형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독감 환자들은 병·의원에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도 구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도내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는 올해 첫째 주 13.9명에서 둘째 주 21명, 셋째 주 29.9명, 넷째 주 3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인 외래환자 1000명 당 12.1명의 3배(36.3명)에 달하는 수치로,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유행하고 있는 A형 독감은 2009년에는 ‘신종플루’로 불렸고, 현재는 일반적인 계절 인플루엔자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A형 독감 환자가 설을 전후해 급증하면서 타미플루를 처방받는 환자도 함께 늘고 있지만 도내 상당수 약국에서 약이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 약국 관계자는 “독감이 유행하면서 설 연휴 전에 타미플루 재고가 이미 바닥난 상태”라며 “재고가 없어 타미플루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 환자들을 다른 약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타미플루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도매업계가 약을 구매한 이후 반품할 수 없다 보니 재고를 비축해 두기 부담스러운 데다 일부 병·의원의 처방률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병·의원에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도 여러 약국을 돌아다닌 후에야 약을 구매할 수 있는 등 독감 환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약 500명 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다”며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신종플루가 유행한 이후 또 다시 확산될 것에 대비해 전 인구 대비 25%에 해당하는 약 1300만 명 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으며, 품귀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일부를 시중에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