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능기부 요구가 커진 건 경기가 불안하고 고용이 불안정하면서 사회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무엇이 원인이었든 재능기부가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특히 예술재능 기부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음악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춤을 추는 사람은 춤을, 의사들은 무료 진료로, 요리사는 요리로, 연극하는 사람은 함께 연극 활동을 하면서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니 부담도 없어 좋고 기부 받는 사람은 하고 싶었던 것, 배우고 싶었던 것을 해볼 수 있으니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양쪽 다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는가. 돈이 문제가 아니다.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마치 괜찮은 사람 같아 보이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 연극으로 먹고 살다보니 돈보다 기분문제일 때가 더 많았다. 다만 재능기부가 악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재능기부가 붐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이겠으나 착하게만 이루어진다면 좋겠으나 간혹 그렇지 못한 경우가 생긴다. 실물이 오가지 않은 거래다보니 오해가 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재능기부 해달라는 요청에 부득이 응하지 못하겠다고 했다가 ‘잘 나가니까 잘난 척이다, 까짓 거 시간 좀 내지’ 등등 뒷말이 무성하게 들리더라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물론 예술가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재능기부라는 의미와는 맞지 않다. 재능이 존중 받을 수 있어야 흔쾌히 자발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고, 그 뒤를 잇는 활동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재능기부의 원래 의미는 돌려주는 미덕이라고 한다. 올 한해도 우리의 재능기부가 이 사회에 따스함과 아름다움을 나누고 돌려주는 기부가 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