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에 담은 제주 아픈 4·3
전시회로 미국인을 만난다
동백에 담은 제주 아픈 4·3
전시회로 미국인을 만난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4.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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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요배 작- 동백꽃 지다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제주 4·3사건을 다룬 예술작품이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로사시에 위치한 소노마카운티뮤지엄에서 열릴 '동백꽃 지다: 제주 4·3을 담아낸 한국 현대미술가'전이 그것이다.

미국에서 제주 4·3사건을 다룬 전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전시를 개최하기 위해 이미 2008년부터 추진, 6년 만에 큰 결실을 맺게 됐다.

전시는 도내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씨 안혜경 대표가 2008년 마리오 우리베의 개인전을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제주에 반한 마리오 우리베는 제주의 자연을 포함한 문화와 역사를 더 깊이 있게 경험하고 접하게 됐다. 그러던 중, 마리오 우리베는 제주 4·3사건을 알게 됐고, 안혜경 대표와 미국에 제주4·3미술을 소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다 소노마카운티뮤지엄 다이안 관장 등을 만나게 됐고, 수차례 논의 끝에 이번 전시가 성사됐다.

오는 7일부터 5월 4일까지 열릴 전시는 제주4·3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억과 폭로', 그리고 '치유와 애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회화·판화·설치·혼합매체·조각· 다큐멘터리 등 18명의 작가의 작품 26점이 내걸린다. 또 현기영 소설가의 영문판 '순이삼촌'과 '지상에 숟가락 하나'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 주제 '동백꽃 지다'가 눈에 띈다. 이 제목은 강요배 화가의 작품명으로, 붉은 동백꽃의 낙화가 제주4·3사건 당시 눈 위에 떨어진 피 같다는 이야기에서 따왔다.

전시에 참여하는 도내 미술작가는 강요배·강문석·고길천·김수범·박경훈씨 등 10명이며, 영화 '지슬'의 오멸 감독, 영화 '잊혀진 전쟁'의 김동만 감독, 영화 '비념'의 임흥순 감독도 참여한다.

오는 8~9일에는 전시와 연계한 심포지엄과 영화 상영도 진행된다.

8일 열리는 심포지엄에는 강요배 화가, 김종민 4·3연구자, 현기영 소설가, 김종길 미술비평가, 임흥순 감독 등 5명이 발표한다. 또 9일에는 영화 '지슬'·'비념'·'잊혀진 전쟁'이 상영된다.

안혜경 관장은 "이번 전시는 제주 4·3미술을 통해 제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주의 정체성을 알리고, 미국 사람들에게 60여 년 전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의식이 미술을 통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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