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연시를 맞이해 행정기관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위문협조 문서를 받고, 잠시 기부문화에 대한 기고들을 눈여겨 찾아보았다.
내용들은 거의 비슷했다.
선진국보다 매우 저조한 수치의 개인기부 비율, 특정한 시기에 쏟아져 나오는 기부에 대한 호소, 수단으로 이용되어지는 면피용 기부에 대한 글쓴이들의 날카로운 지적들.
국어사전에 표기된 기부에 대한 정의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없이 내놓음”이라고 되어 있다.
기부라는 단어는 사회복지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근무한 지 올해로 만9년차인 나에겐 안타까움과 기쁨의 감정을 동시에 일으키게 한다.
근무지마다 특성이 있어 상시 기부물품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가물에 콩 나듯 명절에나 그것도 대상자 가구 전체에 지원이 되지도 않을 만큼 적은 수의 기부물품이 전달되는 곳도 있다.
대상자 가구도 마찬가지겠지만 근무자인 나 역시 무엇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욕심임을 알기에 나서서 섭섭함 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본인이 몸소 실천, 행동하지 않는 복지는 죽은 복지라는 생각만으로 주위에 기부를 열심히 전파하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기부에 대한 홍보를 다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작은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재능기부에서부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의미가 진정한 기부로 이어진다면,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같은 사무실의 동료 여직원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을 위해 털실모자를 뜨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기부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홍보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앞선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생각만 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보다는 내가 먼저 행동하는 양심이 되는 것, 2014년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대해본다.
“기부는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최상의 선물이며,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기회일 수 있고, 나에게도 누군가에게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는 소중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줄도 안다는 말처럼 나도 남도 함께 사랑하는 한해를 살아가며 한번쯤은 나보다 내 이웃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