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나무를 솎아 베어내는 이유는 자명하다. 감귤 품질을 높이고 알맞은 양을 생산해냄으로써 가격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런데도 농가들이 간벌을 하지 않으려 한다니 문제다.
제주감귤은 지난 수년동안 과잉생산에다 품질관리 미흡, 불량품 출하 등 유통체계의 혼란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었다. 다행히 지난 해산 감귤은 유통명령제 시행과 과감한 폐원이나 간벌을 통한 적정생산량 유지, 그리고 엄격한 품질관리로 사상 최고의 시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들어 감귤원에 대한 1/2간벌을 실시하고 있으나 그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한다. 농가들이 지난해산 감귤의 호황에 미련(?)을 두고 나무를 베어내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밀식 감귤원, 즉 ‘숲형’감귤원의 폐해에 대한 연구자료가 제시돼 1/2간벌에 교훈을 주고 있다.
제주도가 시험기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밀식 감귤원의 폐해를 보면 간벌한 곳의 과실등급별 비율은 수 11%, 우 43.8%, 양 45.8%, 착색불량 15.5%인 반면 밀식원은 수 8%, 우 33.8%, 양 58.2%, 착색불량 24.4% 등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감귤 당도도 밀식원이 간벌원 생산 감귤보다 많이 떨어져 밀식이 감귤 품질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으로 나타나는 등 밀식 감귤원은 저품질 감귤을 생산하고 상품과 생산비율을 저하시켜 감귤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악성노동의 원인이나 해거리현상의 심화 요인 등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사실 나무를 밀식 하는 것이 나무의 생장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잘 알려진 일이다. 하물며 감귤원에서야 열매에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지 않은가. 그것이 이번 연구결과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니 간벌을 마다할 이유도 사라졌다고 본다.
이제 감귤의 품질경쟁력을 찾는 길이 밀식 감귤원을 해결하는 데 있음은 명백해 졌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도 간벌 사업에 모두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