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지사 읍 · 면 연두 방문, 襟度가 없다
禹지사 읍 · 면 연두 방문, 襟度가 없다
  • 제주매일
  • 승인 20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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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도지사 후보 예상자인 우근민 지사가 추자도를 시작으로 도내 읍-면지역 연두방문(年頭訪問)에 들어갔다.
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읍-면 연두 방문은 민선 5기 우도정(禹道政)이 출범한 후 3년만에 처음이다. 과거 지방선거가 없던 3년 동안 도지사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행정시만을 연두 방문했고, 읍-면 지역 연두 방문은 시장들이 나서서 민원을 청취해 왔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올해 읍-면지역 연두 방문에는 예년과 달리 도지사가 직접 나섬으로써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사전 선거운동 성격이 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정치적 이해 당사자인 민주당에서도 비판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우(禹) 지사가 직접 읍-면 순방에 나선 것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소나무 재선충, 한-중 FTA, 강정 해군기지 갈등, 특별법 제도 개선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전력해야 할 행정기관 책임석까지 다수 대동해 읍-면 연두 방문에 골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를 묻고 있다.
물론, 우근민 지사의 일선 읍-면 지역 연두 방문 자체는 행정적, 법적 잘못이 없을 것이다.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행정적 업무 수행을 위해, 또는 민원 청취를 위해 새해를 맞아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거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1개 광역시, 그것도 ‘특별자치도’의 ‘위민행정(爲民行政)’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首長)으로서는 법외(法外)에 ‘금도(襟度)’라는 지도자로서의 최소한의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 우근민 지사의 일선 읍-면 연두 방문에는 바로 이러한 ‘금도’가 결여 돼 있다. “오얏 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고, 참외 밭에서 신 들메를 고쳐 매지 않는” 덕목은 오늘날의 지도자들에게도 유효하다. 적어도 광역자치도의 도백이라면 이 정도의 금도는 선택 아닌 필수여야 한다.
홍준표 경남 지사를 보라. 그는 지난해 8월 사전선거운동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군 순방 계획까지 취소했다지 않은가. 지도자라면 이 정도의 금도는 필요하다. 우근민 지사도  읍-면 방문을 중단하는 게 자신의 정치적 소득을 위해 득(得)이 될 것이다. 법보다 금도가 더욱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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