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 호출 벨 미작동···야외 전용 화장실 미비
연 80만 관람 최우수 공영 관광지 이미지 퇴색
연 80만 관람 최우수 공영 관광지 이미지 퇴색

연간 80만 명이 다녀가는 제주의 대표적 박물관이자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에도 불구, 경사로 호출 벨이 작동하지 않는 데다 야외엔 장애인 화장실 조차 없는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984년 5월에 문을 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의 지역적 특성이 고스란히 담긴 고유 민속 유물은 물론 자연사적 자료를 전시·보관하고 있다.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지난해 10월 15일부터 11월 11일까지 도내 공영 관광지를 대상으로 이뤄진 운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우수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환대 서비스 및 시설(기반시설·편의시설·안내시설) 이용 편의성을 비롯해 주말 어린이 체험프로그램 개발·운영, 이벤트 제공, 해설사 예약서비스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사로 호출 벨이 작동하지 않는가 하면 편의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등 장애인 관람객에 대한 배려는 부족, 최우수 공영 관광지로 선정된 것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13일 오전 현장을 확인한 결과 본관 출입구 휠체어 경사로에 있는 호출 벨 4개 중 2개가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사로 호출벨은 장애인 등이 누를 경우 직원이 신속히 밖으로 나와 박물관 관람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주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측은 “당시 로비에 있던 직원이 자리를 비워서 호출 벨이 작동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호출 벨 작동 자체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경사로의 경사각이 완만하지 않은 상황에서 호출 벨이 작동하지 않다 보니 지체장애인은 올라갈 엄두 조차 내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본관 1층 야외 화장실의 경우 턱이 있는가 하면 공간도 좁아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워 보였다.
관광객 강모(37·서울)씨는 “호출 벨이 작동하지 않는 데다 장애인 화장실도 갖추고 있지 않는 등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데 최우수 관광지로 선정됐다니 도통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장애인들이 관람을 위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아 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물관을 찾는 장애인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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