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읍면 나가면 시장은 어디로...
도지사 읍면 나가면 시장은 어디로...
  • 제주매일
  • 승인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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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새해 들어 추자면을 시작으로 12개 읍.면 연두방문에 나서기로 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우 지사의 이번 읍.면 방문은 지방선거가 열리는 해에 그것도 당사자인 우 지사의 출마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그 배경에 이런 저런 무수한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
물론 이번 행사를 추진하는 제주도는 우 지사의 읍.면 연두방문이 법적으로 마무런 문제가 없는 행정 고유의 업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통상 지금까지 연초 행정시를 포함한 지방정부의 행정행태를 뒤돌아보면 읍.면.동 방문은 기초자치단체가 있던 시.군 시절에는 시장 군수의 당연한 행사였으면, 당시에는 도지사의 읍.면 연두방문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특별자치도 출범 후 행정시가 들어섰지만 읍.면.동 방문은 행정시장의 연초 관례행사로 자리 잡아 왔다.
제주도는 해당 지역 읍.면 회의실에서 취약계층과 1차 산업 종사자, 자원봉사자, 제주정착주민,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계층의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지사의 연두방문에는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 고위공무원들을 비롯해 읍면 지역 주요 자생단체장과 제주도 및 행정시 공무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권선거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다른 후보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공정 경쟁의 케이스로 비난받을 수도 있다. 특히 제주도는  최근 행정시 권한강화를 위해 특별조직까지 만들면서 실질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지사가 읍.면까지 찾아가 지역주민들과 머리를 맞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과연 행정시장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제왕적 도지사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 형편에서 도지사가 읍.면 현장까지 돌아다닌다면 솔직히 마음편한 읍.면 공무원들은 몇이나 되고, 또 이를 순수하게 믿을 도민은 몇이나 될까.
선거관리위원회도 행사의 위법.불법성 여부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이 행사의 성격이 정말 ‘공정한 선거룰’에 부합하는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선거에서 후보자간 공정성이 훼손될 개연성이 있는 행사에 선관위가 침묵하는 것은 선거의 근간인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주의는 결국 법률이라는 제도적 틀을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지만 사회 전체를 올바르게 이끌어 가는 것은 보편타당성이 담긴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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