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국제관광지로서의 위상과 토대를 확고히 다지려면 외국 관광객의 다변화가 필수다. 현재 제주도가 처한 관광환경처럼 극히 일부 이웃 국가들에 지나치게 편중 된 외국인 관광객만으로는 정상적인 국제관광지로 더 이상 성장할 수가 없다.
엊그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4년 경제 및 관광환경 전망’을 통해 “관광 목표시장의 다변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한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당국은 물론, 도민들까지도 총 관광객 1000만 명,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맞아 마치 제주도가 하와이와 싱가포르를 앞지른 세계 최고의 국제관광지로 우뚝 선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 1000만 명 돌파라는 ‘숫자’만을 놓고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제주도는 하와이-싱가포르와는 관광객의 구성과 질(質)에서 차이가 난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80% 정도가 중국인이다. 그 다음이 일본인이요, 그 뒤를 미국 등 다른 나라 관광객들이 잇고 있다. 솔직히 말해 제주도의 관광 현주소는 ‘국제관광지’라기 보다 ‘동(東) 아시아지역 관광지’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관광지라면 적어도 유럽-북중미(北中美)-남미(南美) 등 전 세계인들이 큰 편차 없이 다녀가는 곳이어야 한다. 전체 외국 관광객 중 1~2개 특정국가 국민들이 80~90%를 차지해버리는 관광지라면 국제관광지라 하기엔 문제가 없지 않다.
물론, 중-일(中-日) 편중이라 하더라도 제주 외국관광객 200만 명 돌파는 대단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내국인 관광객 900만 명 외에 외국인 관광객 250만 명을 유치, 1150만 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국제관광지가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는 것은 역시 중-일 관광객 80~90% 독점이다.
외국관광객이 특정국가에 편중되면 그 국가와의 외교적, 정치적 마찰이나 국내사정, 혹은 역사적 상황 변화에 따라 관광시장이 요동칠 수가 있다. 중국의 ‘여유법’과 일본의 ‘엔저 현상’으로 중-일 관광객이 30~40%나 급감해버린 것이 그 좋은 예다. 이러할 때를 대비해서 유럽이나 중남미 등 대형 관광시장 개척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일 관광시장에만 의존하는 안일한 관광 정책으로서는 제주가 세계 수준급의 국제관광지로 발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