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이 8일자로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반기 정기 인사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점에서 예년과 다름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는 ‘인사 환경’적으로나 ‘인사 노림수’, ‘인사의 질(質)’ 면에서 결코 예년과 같을 수가 없다.
이번 인사는 다섯 번이나 도지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우근민 지사의 여섯 번째 도전이 유력한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예년의 정기 인사와 같지 않다. ‘인사환경’이 다르다는 얘기다.
‘인사 노림수’도 그렇다. 제주도 인사 당국자는 이에 대해 “역량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제주 중흥기를 열어 가려는 데 이번 인사의 의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의 효과 내지 노림수가 그러한 데 있음을 수긍한다.
하지만 인사권자이자 6.4지방선거 유력 후보예상자인 현직 도지사가 선거 5개월을 앞두고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선거를 눈곱만큼도 의식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6.4지방선거의 유력한 예비후보 자인 우근민 지사는 이번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에 대한 유-불리(有-不利)를 저울질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저울질이 인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비록 그것이 미미(微微)하더라도 여기에는 ‘인사의 노림수’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자신의 선거 전략에 조금이나마 덕을 보면 봤지 손해볼 인사는 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그래서 ‘인사의 질(質)’ 얘기도 나오는 것이다. 전 도정(前 道政) 인사들이 일부 중용됐다 해서 이를 ‘통합형 인사’로 높게 평가 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만약 인사권자가 선거에 불리 함에도 불구하고 전 도정 인사들을 중용했겠는가. 전거전략에는 ‘역 이용’이란 것이 있다. ‘통합형 인사’란 것도 그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문제의 핵심은 이번 대규모 인사에서 승진된 177명과 영전된 다수의 공무원들이 6.4지방선거에서 ‘중립’을 지킬 자신이 있는가에 있다. 모든 공무원들도 그래야지만 특히 이번 인사에서 승진-영전된 공무원들은 서로 합심해서 ‘선거 엄정 중립’을 지켜 내야한다. 그래야 ‘한동주 게이트’로 실추된 공무원의 신뢰를 일부나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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