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는 헌마공신(獻馬功臣) 김만일의 고향이다. 이 김만일 고향 서귀포시에서 새롭게 ‘말(馬) 산업’이 뜨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올해 들어 제주도를 전국 최초로 ‘말(馬)산업 특구’로 지정하면서 서귀포시가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정부의 ‘제주 말 산업 특구’ 지정에 따라 올해 12개 사업에 16억8200만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한다. 말 테마 체험마을과 말 테마파크 조성, 제주마 혈통 보존 및 기반시설 확충, 말 사료 생산 시설, 승마생산 인프라 구축, 승마 아카데미 운영, 승마 전문 생산 농가 육성, 말 전문가 양성 학교 육성 등이 그 주요 사업들이다.
특히 헌마공신 김만일이 태어났던 마을인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를 ‘말테마 체험마을’로 육성키로 한 것은 상징성과 더불어 매우 의미가 깊다. 이왕이면 김만일의 태생지인 이곳에 그의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도 ‘말 산업 특구’의 중요한 문화사업이 될 터이다. 심지어 한국마사회조차 적립금에서 5억 원을 내 놔 그의 동상을 건립키로 했다는 데, 도리어 고향의 각 행정기관들이 지나칠 정도로 냉대하고 있다. 개인 사찰에 있는 돌부처 보호를 위해서도 5억여 원씩 혈세를 펑펑 쓰는 제주특별자치도인데 말이다.
아마도 서귀포시에 뒤이어 제주시도 곧 ‘말 산업 특구’ 지정에 따른 사업 계획을 발표하게 될 것이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제주시 말 산업’과 ‘서귀포시 말 산업’은 중복을 피했으면 한다. 서로 중복됐을 경우 운영 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신선감도 떨어진다. 두 행정시 간 각 사업별 ‘말 산업’ 기능을 조정하는 일은 역시 제주도의 몫이다. 도(道) 차원의 사업도 있으므로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제주도가 유념해야 할 일이 있다. ‘제주 말 산업 특구’와 관련한 사업에도 다른 사업처럼 도외 대자본 유치니, 일자리 창출이니, 도민 소득 증대니 등등 적당한 명분을 끌어들여 제주인들의 ‘말 산업’ 진출을 방해하지 말기 바란다. ‘말 산업’에까지 외래 자본을 유치해 놓고 투자진흥지구, 국공유지 혹은 비축토지 제공과 같은 특혜나 베풀어 준다면 ‘말 산업 특구’는 없음만 같지 못할 것이다. ‘제주 말 산업 특구’는 오로지 제주도민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