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지난 3일 새누리당 제주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뱉은 ‘정치발언’을 놓고 말이 무성하다. 민주당 중앙당까지 비난논평을 내놓는 상황까지 초래되고 있다.
현재까지 보도된 언론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 제주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우 지사는 “박 대통령이 정부와 함께 제주발전을 위해 우지사가 같이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새누리당에 들어오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의기투합하고 이심전심으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우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경우 박 대통령이 무소속이었던 우 지사를 직접 영입하는데 개입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중앙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우 지사의 발언이 있었던 직후 현안논평을 통해 “만일 우 지사의 입당에 청와대가 직접 관련이 있다면 이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아주 나쁜 사례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며 “선거가 임박해 있는데 청와대가 나서 무소속 단체장을 여당에 입당시키고 공천을 보장하고 예산을 밀어주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나 흔히 볼 수 있었던 공작.관권 선거의 익숙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우 지사는 박 대통령과의 입당 교감이나 권유의 뜻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가뜩이나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째를 접어들고 있지만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등 이른바 국가기관에 의한 선거개입 문제는 놓고 나라 전체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무소속 도지사 영입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했다면 이는 분명 공작.관권 선거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다가오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시되는 후보인데다 현직 도지사가 만에 하나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같은 발언을 했다면 그 자체만으로 오해와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비난 받아 마땅하다. 과연 제주도민 가운데 몇 명이나 우 지사의 해명에 진정성을 느끼고, 더 나아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의문이다. 도민들이 그렇게 만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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