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제주도가 2012년에는 16개 광역 시-도 중 16위로 꼴찌, 2013년에는 17개 광역 시-도 중 12위로 하위 그룹을 벗어나지 못하더니 이번에는 서귀포의료원의 청렴도마저 전국 29개 의료원 중 27위에 머물러 겨우 꼴찌만을 면했다.
이뿐이 아니다. 도내 공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제주개발공사도 전국 33개 지방공기업 중 올해 청렴도가 25위에 머물렀다. 이쯤 되면 도내 공직사회가 얼마나 흐트러지고 있는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물론 청렴도가 높은 기관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기관이 제주도교육청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광역 시-도 교육청 가운데 청렴도가 당당하게 2년 연속 1위다. 같은 교육기관인 제주대학교의 부속 병원은 전국 13개 국립대학 병원 중 3위를 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렇듯 제주도내 교육기관 이외의 행정기관과 일부 지방 공기업들이 청렴도에서 전국 하위권을 헤매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집행부이자 지방정부인 제주도의 청렴도가 2년 연속 꼴찌 혹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공직사회 어딘가에 중병(重病)이 들고 있다는 조짐일 수도 있다. 거기에다 수장(首長)의 인선을 놓고 비판을 받아 오던 서귀포 의료원의 청렴도가 거꾸로 3위를 했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제주도가 올해 청렴도 12위를 기록하자 도청의 한 간부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촌평을 했었다. 제주도 공직사회가 이러한 정신 상태, 이러한 마음가짐을 버리지 않은 한 청렴도 하위권 탈출은 힘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해 청렴도 꼴찌에서 올해 12위를 한 것이 무엇이 대단해 다행이란 말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연속 2회 꼴지를 안 했으니 성과를 올린 것 아니냐는 얘기 같은데 이만 저만 염치없는 말이 아니다.
지난해 꼴찌를 차지한 제주도가 올해에도 중위권에 조차 진입하지 못하고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면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계속 청렴도 낙제점에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있다면 ‘청렴 제주’를 기대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리고 공직사회를 흐려 놓는 장본인 외에도 누군가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함에도 사과하는 이 조차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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