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내면적 거래(內面的 去來)’ 발언으로 직위 해제된 한동주 전(前) 서귀포시장의 후임으로 양병식 부시장이 기용 됐다.
이번 인사를 두고,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평가가 제 각각이겠지만 우근민 도정이 오래간만에, 정말 오래간만에 수긍이 가는 인사를 했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거의 같을 것이다.
신임 양병식 서귀포 시장은 자신이 왜 시장이 되었는지를 깊이 새겨야 한다. 그리고 시장이 된 이상 짧은 임기지만 이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명확히 결론짓고 과감히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양병식 서귀포시장의 발령은 이른바 ‘한동주 게이트’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태생적(胎生的) 환경은 그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를 안겨 주고 있다. 바로 서귀포시 산하 전 공무원의 ‘선거 중립’ 실천이다. 양(梁) 신임 시장은 벌써 이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만에 하나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양(梁) 시장의 기용은 실패작일 수밖에 없다.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내면적 거래’ 발언은 서귀포시민뿐만 아니라 전체 제주도민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무너뜨려버렸다. ‘내면적거래’의 사실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발언이 설사 과장됐거나 흥분된 나머지 나온 것이라 해도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제주도 공직사회의 숨겨진 한 단면을 표출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도민들은 자존(自尊)마저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양병식 신임 서귀포시장은 분연히 일어나 산하 전체공무원 ‘선거 중립’ 결의대회를 열라. 적어도 시-읍-면-동 단위로 수시 결의대회를 열고 공무원들의 ‘선거 엄정 중립’을 다짐하는 게 신임 서귀포시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형식에 불과한 ‘청렴 결의대회’ 보다 몇 배나 더 필요한 결의 대회다.
김상오 제주시장도 ‘한동주 게이트’를 남의 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서귀포시의 일임과 동시에 제주시의 일이다. 온 도민의 자존이 걸린 중대사란 말이다. 김상오 시장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청렴 결의 대회’가 아닌, 시-읍-면-동별 공무원 ‘선거 엄정 중립’ 결의 대회를 열라. 그래서 양병식-김상오 두 시장이 중심이 되어 공무원의 선거 개입, 선거 줄서기를 뿌리 뽑아 도민 자존을 되찾아 주었으면 한다. 도청 공무원들도 따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훌륭한 시장으로 기록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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