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40대 변호사 피살 등 미해결 사건 수두룩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지역에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는 미제사건이 수두룩하지만 해결되지 못하고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특히 이들 미제사건에 대한 뾰족한 단서가 없는 데다 용의자조차 특정되지 않아 자칫 영구 미제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제주도지정기념물 51호인 관음사 왕벚나무 훼손 사건에 대한 수사가 7개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관음사 왕벚나무에 제초제가 투여된 사실은 지난 5월 6일 병해충 방제작업 위탁업체가 작업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발견 당시 한 그루는 잎과 줄기가 까맣게 말라 있었고, 나머지 한 그루 또한 시들시들 말라 죽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찰 관계자와 출입자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공소시효 만료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변호사 피살사건’도 해결되지 못한 채 해를 넘길 전망이다.
1999년 11월 5일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모 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서 이모(당시 44세) 변호사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흉기로 왼쪽 가슴 등을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원한 관계나 치정, 사건 수임에 불만을 품은 의뢰인의 범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현상금까지 내걸고 수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원룸 여성 피살·방화사건(2006년 2월 18일) ▲제주시 소주방 여주인 피살사건(2006년 9월3일) ▲서귀포시 주부 피살사건(2007년 9월 16일)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사건(2009년 2월) 역시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또 한 해를 넘기게 됐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미제사건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보니 경찰 수사력에 대한 불신과 함께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시민 김모(48)씨는 “경찰이 미제사건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가지고 보다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 하루 빨리 범인이 잡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