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항 해군기지 안 된다
화순항 해군기지 안 된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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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 때문이다. 해군은 지난 2002년에 추진하다 반대여론에 부딪쳐 계획을 중단했던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하고 주민설득과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은 안 된다는 것이다.

 화순항이 어떤 곳인가. 산방산을 중심으로 화순과 사계, 모슬포를 잇는 해안은 용머리와 형제섬, 송악산의 절경을 아우를 뿐 아니라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포용하는 제주의 대표적 경승지의 하나이다. 이 일대의 경이로운 풍광은 가히 신이 빚어놓은 예술품이라 할 만 하다.

이런 곳에 군사시설이 들어선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평화의 섬’이니까 군사시설은 안 된다는 어설픈 주장은 하지 않겠다. ‘평화’도 군이 지켜주지 않으면 한낱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으니까…….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사실 “아니”라고 부인하겠지만 해군기지가 화순항에 들어서면 자연과 환경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화순항 일대 자연경관은 거기 있는 자체만으로 존재 이유가 된다. 그 어떤 논리, 예컨대, ‘국방의 논리’나 ‘경제의 논리’로도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절대적 가캄가 거기에는 엄연히 살아 있다.

해군당국의 설명대로 설령 수 천억 원의 건설비용이 투입되고 기지 운영비로 연간 풀리는 돈이 남제주군의 1년 예산과 맞먹는다 해도, 또 군인과 그 가족 수천 명이 이주해 와 남군 인구를 불린다 한들 그 무슨 소용인가. 그것들이 그 ‘절대적 가캄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은 해군이나 지자체, 혹 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이나 같을 것이다.

 이제 이 일로 또 다시 제주사회가 찬·반 양론으로 갈려 분열하고 갈등하고 대립하고 불신하는 양상으로 치달아서는 불행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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