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동주 전 시장 '내면거래' 파문...진실규명 어디까지
한동주 전 시장은 당시 내년 6월 선거를 지칭하며 “내(우근민 지사)가 당선되면 네(한동주 시장)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라. 그러면 서귀고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게 아니냐. 솔직히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고 동문들에게 설명했다.
또 ‘특정 직급 이상’ 공직자들 가운데 지역 고등학교 출신들의 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서귀고(출신)가 모든 인사에서 밀려 있다. 제가 더 해야 이 친구들을 다 제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고 서귀포시내에서 사업하는 분들 계약 하나 더 줄 수 있고. 그렇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으니까 그렇게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전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제주도는 곧바로 ‘직위해제’라는 조치를 했지만 도내 정가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일제히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녹취록을 확보해 조사한 결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제주지방검찰청에 ‘내면적 거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첨부한 고발장을 제출했고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의 조사는 ‘내면적 거래’의 실체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른바 ‘한동주 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은 내년 지방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 재선충 키운 禹 도정...사망자 장례식날 골프 회동
제주도는 도내 전 지역에 확산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방제에 실패, 내년 4월까지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된 고사목 22만여 그루를 베어내기로 하고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재선충병 고사목 제거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치는 등 도민 모두가 재선충병과 싸우며 올 한해를 바쁘게 보냈다. 제거 작업 현장에서는 2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마저도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소나무 고사목을 제거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사망한 A씨의 영결식이 치러진 날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의원과 골프를 치면서 지역사회에 우 지사의 이름을 또 한 번 각인 시켰다.
우 지사는 이 같은 행보 끝에 새누리당에 입당에 성공, 6번째 당적을 갖으며 지역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이와 함께 우 지사의 행보가 충청도 지역 일간지 신문에 “탐라도가 ‘비울 줄 모르는’ 한사람 때문에 시끄럽다. 칠순을 넘긴 제주도 도백이 당적을 또 옮겼기 때문이다”며 세 번의 시장직을 끝으로 정치무대에서 용퇴한 염홍철 대전시장과 비유되면서 제주도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기도 했다.
3. 공직비리 수법도 '가지가지'
연초부터 공직자들의 음주운전 등 각종 비위로 문제를 일으키더니 제주도청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여성공무원이 수년간 재정관리시스템을 조작, 수억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어 공금을 빼돌린 뒤 도박자금 등으로 사용한 제주시청 8급 공무원이 업무상횡령과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제주도 전.현직 간부 공무원 등이 건설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도박사건 연루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제주해경 간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초과근무를 한 것처럼 속여 수당을 타낸 공무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되기도 했다.
올해는 연이어 터지는 공무원 비리에 제주도민들의 한숨과 시름은 깊어지고 공직사회는 ‘비리 백화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한해였다.
4. 개발사업 특혜`의혹說 '무성'
우선 서귀포시 동홍동 일대에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의 숙박·상가 시설의 건축물 높이가 애초 15m에서 20m로 상향 조정돼 위법성 논란을 빚었다.
특히 제주도의회는 지난 10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고도 완화가 제주지역 최상위 계획인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을 위반했다며 행정적 절차 위반에 이어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제주시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인 (주)제주중국성개발의 블랙파인리조트 조성사업도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가 이행되지 않았는데도 중국 자본에 사업을 승인,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나왔고, 결국 (주)제주중국성개발은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5. 관광객 1천만 시대 돌입 '쾌거'
하지만 내국인 관광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 유지와 더불어 시장 다변화를 꾀해야할 때다. 실제 올 들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60% 이상 증가한 반면 일본은 30%, 미국과 말레이시아·대만 등 기타 국가는 5% 가량 각각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관광객들의 여행형태가 단체에서 개별관광으로 선회하면서 관련 인프라 개선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면세점 등 일부 업계에 제한적이던 소비지출 활동이 골목상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자유여행상품 개발과 함께 대중 교통체계 개선 등이 선결돼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항공 및 크루즈 등 접근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 확충은 물론 관광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단순 쇼핑만이 아닌 휴식을 즐기며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고품질의 체류형 휴양상품 개발도 시급한 실정이다.
6. 최악 폭염`가뭄으로 고통 극심
제주시 지역 강수량은 294.4㎜로 평년(683.8㎜) 대비 36%, 서귀포시 지역은 346.1㎜로 평년(878.3㎜) 대비 39%에 불과했다.
제주시 지역 여름철 평균기온 26.4도로 평년 24.8도보다 1.6도 높게 나타나는 등 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다.
평균 최고기온과 평균 최저기온도 각각 29.4도와 24.1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7. 집요한 교과서 '4.3 왜곡`폄훼'
제주4·3사건은 2000년 제정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사건의 정의와 성격이 명시·정리됐지만 교학사 교과서에는 좌익과 우익의 피해가 대등하게 기술되는 등 4·3을 왜곡한 내용이 실렸다.
이에 도내 시민사회단체가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제주도당과 민주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비난 논평을 내는 등 지역사회에 파란을 일으켰다.
현재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민주당 제주도당이 ‘승인취소 가처분’ 신청을 예정하고 있어 교학사 교과서 사태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8. 위기의 사립大...따가운 눈총
옛 탐라대와 제주산업정보대학을 통합해 2012년 개교한 제주국제대도 옛 탐라대 부지를 ‘수익용’으로 매각하려다 지역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제주국제대는 또, 대학운영의 키를 쥔 이사회가 총장 선임과 탐라대 부지매각 문제 등을 놓고 갈등하며 파행을 거듭하던 중 제주도로부터 이사회 재적 임원이 전원 교체되는 수치를 겪기도 했다.
9.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 좌초
우근민 지사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행정체제개편추진단이라는 임시 조직을 만들고 도내 일간 신문사들에게 여론조사를 위탁, 행정시장 직선제 찬반을 묻는 질문에 85.9%가 ‘찬성’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제주도의회는 지난 9월 16일 열린 제310회 임시회에서 전체 의원 41명중 36명이 재석, 이 가운데 찬성 4명, 반대 22명, 기권 10명으로 부결됐다.
제주도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통한 행정체제 개편 대신 행정시 권한 강화 쪽으로 선회한 상태다.
10. 영화 '지슬' 4.3을 세계에 알려
올 한해 '제주출신'영화 감독들은 스크린 점령에 성공했다. 그
영화 '지슬'은 1948년 11월 제주에 '해안선 5km 밖의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사살하라'는 미군정의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 감독은 이 영화로 세계 최고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최고상)을 수상했다. 제주 관객은 3만 155명, 누적 관객수는 14만 3765명으로 독립영화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한재림 감독의 영화 '관상'은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의상상', '인기상 등 모두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부문 수상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