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규명으로 원혼 달래야"
"진실 규명으로 원혼 달래야"
  • 김은정 기자
  • 승인 2005.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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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제주지부 4ㆍ3 첫 공동수업
▲ 전교조 제주지부가 28일부터 4월3일까지 제4회 4ㆍ3교육주간으로 선포해 도내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4ㆍ3공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제주4ㆍ3사건에 관한 수업을 듣고있다. <고기호 기자 ghkohcj@jejutimes.co.kr>
이데올로기에 짓눌려 말할 수 없는 금기였고 침묵이었던 제주의 아픈 역사 4.3의 첫 공개수업이 3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3학년 5반)에서 열렸다.

그동안 계기교육 수준에 머물렀던 4.3교육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4.3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의미있는 첫 공개특별수업이다.

이 날의 특별수업 목표는 '제주 4.3의 현재적 의의를 알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 체득 및 제주인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

이순향 교사는 먼저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4.3에 대한 학생들의 궁금증을 유발, 진중한 태도로 시청할 수 있도록 주위를 환기시켰다.

이어 극심한 흉년과 실직난. 질병 등으로 민심이 동요됐던 4.3 당시 제주상황. 전개과정. 반세기 동안 침묵을 강요당해 온 4.3 후손들의 고통과 현실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또 4.3학습자료 CD를 통해 정뜨르비행장. 다랑쉬굴. 백조일손지묘 등 제주4.3관련 유적지에 대해 익히는 등 4.3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학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이날 수업에서 홍지미 학생은 "아무 이유도 없이 무고하게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옳지 않다"면서 "이제 우리 후손들이 나서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억울하게 죽어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교사는 "4.3이 특별법 제정 등으로 햇볕을 비로소 보게 됐지만 여전히 공개수업을 하는 건 쉽지 않다"며 "제주4.3이 한낱 사건이 아닌 역사가 되기 위해 앞으로 공개수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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