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400명 이용객 머리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제주시에 따르면 중앙로지하상가는 1983년(중앙로)과 1987년(동문로), 그리고 1990년(관덕로)에 각각 조성됐으며, 2003년 이후 차례로 제주시로 관리・운영권이 넘어왔다.
본지가 입수한 ‘중앙지하도상가 정밀안전진단 결과표’에 따르면 노후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천정내부 설비의 경우 준공 이후 한 번도 교체 없이 사용되면서 화재 위험에 노출, 긴급한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정 내부 전기설비의 경우 열과 충격에 취약한 전선관 및 전기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정리정돈 상태가 불량했으며, 합성수지 가요전선과 및 전기선 일부가 노출형태로 사용되면서 등(조명)기구에 닿을 경우 화재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화재발생시 초기 진화를 담당하는 소방 설비(스프링클러)의 경우도 결로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보온재를 보수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4월 지하상가 화장실에서 전기 누전 등에 따른 화재가 발생,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제주의 쇼핑 1번지로 자리 잡은 중앙로지하상가는 384개의 상가가 밀집된 곳으로 하루 평균 3400명(연 120만명)이 방문한다. 진단결과대로라면 이들의 머리위에는 언제든지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는 시한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하상가 관리를 맡은 제주시는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시설물 보수에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 더욱이 구조물의 관리・보수 등을 위해 반드시 보관해야 할 설계도면도 사라진 것으로 드러나 향후 관련 설비 보수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밀안전진단을 맡은 업체는 “천정내부의 전기설비의 경우 화재 발생 위험이 크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관덕로 구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설계도가 없는 건 사실”이라며 “관리권이 넘어오는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동안 일부 (천정)구간에 대한 공사는 진행했지만, 전체 구간에 대한 설비 교체작업은 하지 못했다”면서 “조만간 예산(추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공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전문기관에 의뢰, 지난 9월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70일간 중앙로지하상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정밀안전진단은 지하상가 조성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것으로 진단결과 건축물 안전등급은 B등급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일부 구조물에서 결함부위가 발견됐지만, 결과표에 제시된 보수방안에 따라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이뤄진다면 최소 21년~최대 57년 동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