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前 지사의 ‘아름다운 퇴장’
김태환 前 지사의 ‘아름다운 퇴장’
  • 제주매일
  • 승인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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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4지방선거의 유력한 예상후보자였던 김태환 전(前)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 했다. 참으로 용기 있는 결단이자 ‘영광스럽고 아름다운 퇴장’이다.
그러기에 그의 퇴장을 지켜본 많은 이들이 칭찬과 축하를 보내주고 있다. 도의회 박희수 의장은 꽃다발을 선물했고, 다소 정치적이긴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방훈 전 제주시장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까지 ‘아름다운 퇴장’을 칭찬하는 댓글로 도배되고 있다. 온도민이 김태환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능력 있는 행정가이자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 정치인의 퇴장을 도민들이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주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명예와 사욕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용단과 사(私)보다 공(公)을 우선시 하는 정치적 신념, 그리고 후배의 길을 터 주려는 겸양(謙讓)이 도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김태환 전 지사는 이번 불출마 선언으로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 당선 이상의 명예와 영광을 안고 퇴장한 셈이다. 아마도 이러한 김태환 지사의 퇴장은 제주정치사에 길이 남아 후배들의 귀감(龜鑑)이 될 것이다. 다섯 번의 도지사도 모자라 여섯 번째 도지사를 노리는 어느 예상 후보자의 행보와는 맛과 멋이 아주 다르다. 김태환 전 지사가 이 여섯 번째 도지사 후보 예상자를 가리켜 “노욕(老慾)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쓴 소리 한 것도 이유가 없지 않을 것이다.
김태환 전 지사는 과거 제주도내 각 시-군의 시장-군수와 도지사를 골고루 거친 목민관(牧民官)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박근혜 후보를 도와 공을 세웠고, 현재는 집권당인 새누리당 제주도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그를 지지하는 표밭이 도내 곳곳에 형성돼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 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예상 후보자 중의 한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오랜 기간 와신상담(臥薪嘗膽),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 온 것도 사실이다. 또한 그를 지지하는 많은 인사들이 그의 퇴장을 한사코 만류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그가 불출마 선언을 하기까지 겪은 고뇌는 이루 다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많은 행정가와 정치인들도 나아갈 때와 물러 설 때를 김태환 지사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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