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진실은폐’…도덕성 논란
제주시 ‘진실은폐’…도덕성 논란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5.0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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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금고 예치 16억 중 15억이 당좌수표”

시민들 “우롱당한 기분”-市 “현금유치 적극 유도”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 ‘토지매입 계약금’


관광유원지 지구로 지정된 뒤 20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개발사업 유보되다 최근 토지매매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 토지 매입과 과련, 사업 시행자인 (주)코피 코리아가 진난 1월 제주시 금고에 예치한 ‘토지 매입 계약금’ 16억700만원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주시가 액면 그대로 발표하지 않아 사업시행자 감싸기 의혹과 더불어 도덕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당당한’ 발표

제주시는 지난 1월 21일 시청 기자실에서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 시행자인 서울소재 (주)코핀코리아가 20일자로 사업지구 토지매입 계약금으로 16억700만원을 제주시 금고에 예치했다고 발표했다.

제주시는 또 이와 함께 개발사업 시행자의 일방적인 자금 인출을 막기 위해 제주시와 개발사업 시행자 및 제주은행 등 3자가 참여한 가운데 ‘예치금 및 인출협약’을 체결, 향후 3년간 사업시행자는 제주시장 승인 없이 예치금 인출을 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주시의 발표는 사업 시행자의 ‘자금 확보 및 동원능력’을 대내외에 ‘공인’해 준 효과를 낳았다.

제주시의 이날 발표는 20여년간 흐지부지 돼 온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재기되는 ‘청신호’인 동시에 액면 그대로 사업시행자가 ‘현금 16억700만원’을 시금고에 예치한 것으로 이해 됐으며 이에 대해 누구하나 의심하지 않았다.

△현금이 ‘텅빈 잔고’

그런데 당시 무수천 유원지 사업시행자가 시 금고에 예치한 16억700만원 가운데 현금은 1억원에 불과 했으며 나머지 15억원은 유가증권(당좌수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주시의 정직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30일 제주시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는 이달 들어 유원지 토지주들과 토지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곳에 입금된 ‘예치금’ 가운데 7억20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0일 오전 현재 이곳에 사업시행자가 예치한 현금은 한 푼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뒷불 정리’에 급 급

제주시는 이와 관련, 이날 “30일 중으로 개발사업 시행자에 3억원을 입금한 뒤 나머지 7억원도 조만간 현금으로 입금시키도록 업체에 독촉했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이와 함께 “처음 토지 계약금 명목으로 16억700만원을 입금 시킬 당시에는 현금 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유가증권)에 대해서는 ‘조기에 현금으로 입금 한다’는 내부 조건을 업체가 제시했다”고 털어놨다.

제주시는 그러나 왜 처음부터 ‘당좌수표’ 입금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말문을 닫았다.

△유원지 사업 진척도

한편 사업시행자인 (주)코핀 코리아는 30일 현재 사업지구 내 토지 84필지 24만1180㎡에 대한 매매계약을 마쳤다.
아직까지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토지는 95필지 10만8251㎡.
제주시는 전체 토지 가운데 70% 정도가 토지주와 사업시행자간 매매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무수천 유원지 토지매입에는 모두 22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코핀 코리아는 2009년까지 14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제주시 해안동 2378번지 일대 45만1146㎡(13만6471평)에 콘도미니엄과 관광호텔, 골프연습장 쇼핑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무수천 유원지는 1986년 6월 유원지로 지정됐다.

△당좌는 현금 아니다

당좌수표는 은행이 지급을 보증하는 수표.
은행통장에 잔고가 없더라도 은행이 지급을 보증하는 수표다.
그 수표를 가지고 은행에 가면 은행은 그 금액에 해당하는 현금을 주고, 나중에 그 발행자는 자기통장계좌로 입금을 하면 된다.

정해진 기일내에 이를 입금하지 못했을 경우를 해당 수표는 '부도'처리 된다.
당좌 수표는 은행과 발행인이 예금 잔액을 초과해 일정한도까지 수표를 발행할 수 있도록 당좌대월 한도액을 정한 뒤 발행하는 것이어서 예금부족으로 부도가 발생하지 않은 현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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