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버스 기다리는 시간 힘들어”
제주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여름에는 더위로, 겨울에는 추위로 고생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도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 내 냉난방 시설이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시외버스터미널은 제주 전역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대합실 내 냉난방 시설이 미흡하다 보니 이용객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제주 산간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며 매서운 겨울 날씨를 보인 11일 오전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이용객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바깥 온도와 별 차이가 없는 탓에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이용객들은 연신 손을 비비는 등 추위에 떨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 이용객들은 대합실 안에 있는 가게에서 어묵을 먹으며 몸을 녹이기도 했다.
시민 김모(32)씨는 “대합실에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오늘 같이 추운 날에도 추위에 바들바들 떨면서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장갑을 놓고 온 것이 후회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라산 등반을 위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고모(44·여·서울)씨 역시 “대합실 안으로 찬 바람이 그대로 들어와 너무 춥다”며 “여름에는 덥더니 겨울에는 추워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을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다 보니 냉난방 시설 설치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시외버스터미널 측은 수익이 줄어드는 등 운영비가 부족한 탓에 설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설 개선을 위해 제주도와 시외버스터미널 측이 각각 50%씩 부담하는 조건으로 1억4000만원을 마련, 지난달 말에 대합실 내 냉난방 시설을 갖춘 별도의 휴게실 2곳을 설치했다.
그러나 공간이 협소하고 편의 시설이 부족한 데다 이날 오전에는 난방 시설 마저 가동되지 않으면서 이용객 대신 텅 빈 휴게실의 모습만 눈에 띄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냉난방 시설 부족으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음에 따라 냉난방이 가능한 휴게실을 설치했다”며 “내년에는 화장실 개·보수 예정에 있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