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내년 제53회 탐라문화제가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의 '부대행사'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탐라문화제 개최 장소나 시기를 고정화해야 한다는 평가와 각종 보고서에도 불구, 제주도는 내년에도 다시 전국체육대회와 병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95회 전국체육대회는 내년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제주종합경기장 등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전국체전 전야제와 탐라문화제 개막식을 함께 개최하고, 기존 5일 진행돼왔던 탐라문화제를 내년에 한해 7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관람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전국체육대회를 '탐라문화제'와 연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장소에서부터 날짜까지 모두 '전국체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결국 '부대행사'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매년 탐라문화제가 끝난 뒤 전문가들이 장소와 시기를 고정해 축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자는 평과와는 대치되는 행보다.
전문가들은 관람객이 적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탐라문화제에 대해 "도민들에게 축제의 이미지를 뚜렷이 각인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장소와 날짜를 고정해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이에 제주도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막상 축제 시기가 되면 지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대회 및 행사와 병행해 탐라문화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도 제주시 이호매립지에서 세계7대자연경관 인증식과 '2012 탐라대전'을 함께 개최하기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내년 전국체전에 선수와 관계자 등 3만 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국체전 전야제와 탐라문화제 개막식을 함께 진행할 것은 맞지만, 나머지 사항은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