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협, 김장나눔 4000포기 저소득 가정에 전달
[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한국에 시집와서 가장 재미있는 일 가운데 하나가 김치를 담그는 것인데요. 특히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수천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근 것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8년 전 조천읍 신촌에 시집 온 베트남 출신 고은희(30)씨는 10일 오전 제주농협지역본부(본부장 강석률)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해 서툰 솜씨지만 신바람나게 김치를 버무렸다.
고씨는 자신이 정성스럽게 담근 김치가 다양한 계층의 이웃들에게 전달돼 겨울을 나는데 밑반찬이 된다는 사실에 즐거운 ‘김장 나들이’를 했다.
제주농협이 이날 마련한 김장나눔 행사는 벌써 16번째를 맞는다. 이날 행사장에는 농가주부모임을 비롯해 고향주부모임, 결혼이주여성, 부녀회, 농협가족봉사단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농가주부모임 회원들은 처음 김장을 담그는 이주여성들에게 직접 김장김치를 담그는 방법 등을 일일이 가르쳐주며 친정어머니 역할도 했다.
이날 담근 김치는 배추 4000포기로, 지난해보다 갑절 많다. 고품질 제주산배추와 각종 양념으로 잘 버무린 김장김치는 지역 농가주부모임과 고향주부모임에서 선정한 도내 각 지역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복지시설, 소년·소녀가장 등 700세대에 전달됐다.
김장김치를 담그는 재원은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를 비롯해 농협재단, 나눔축산운동본부, 제주농협지역본부, 농가주무모임 제주도연합회(회장 고양순)에서 공동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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