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점령한 ATV, 지역 이미지 실추
우도 점령한 ATV, 지역 이미지 실추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3.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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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 현안점검, 우도면> 과도한 호객행위, 소음․매연에 올레꾼도 외면

▲ 우도. <제주매일 자료사진>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 소가 머리를 내민 모양을 닮았다는 이유로 우도라고 불리는 우도면은 제주섬 동쪽 끝에 자리 잡고 있는 가장 큰 섬이다.

우도면은 우도봉과 함께 완만한 경사를 이룬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어장, 신비한 자연경관을 간직한 제주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다 손꼽이는 지역 중 하나다. 때문에 우도를 찾은 이들은 낮과 밤(주간명월, 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 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대, 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 서빈백사) 어느 시간, 어느 곳을 방문하든 아름다운 우도의 풍광에 취하기 마련이다.

이런 우도에 최근 또 하나의 명물(?)이 생겼다. 굉음을 내며 우도의 산과 들을 내달리는 ATV(all-terrain vehicle)가 그것이다.

흔히 사륜구동 오토바이로 불리는 ATV는 수년전 관광객 수송 등을 목적으로 섬에 들어왔다. 이후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관련 업체는 10개, 운행 차량도 200대가 넘고 있는 상황. 문제는 좁은 지역에 업체가 난립하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10월까지 우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건) 보다 81% 증가했으며, 이에 따른 부상자는 51명으로 지난해(27명)보다 8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들에 의한 사고로 해안도로 추락하거나 도로에서 전도된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 3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우도에서 무분별한 대여가 부른 참사라는 게 지역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ATV문제와 관련 고진환 우도주민자치위원장은 “관광객들이 우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호객행위로 우도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면서 “ATV가 일부주민들의 수익을 올리는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과 올레꾼들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 했다”고 주장했다.

ATV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올레꾼들도 발길도 줄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허지효 팀장은 “ATV가 올레꾼들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수익사업인 만큼 우리도 뾰족한 수가 없다”며 “최근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일부 코스(1-1)를 변경했지만,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레꾼들도 우도를 외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TV가 굉음과 소음을 내며 섬을 점령하는 사이 행정은 관련(규제) 법률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하는 상황이다.

우도면 김치수 면장은 “(지금도)해당 업체를 규제할 법률이 없기 때문에 면 차원에서 막을 순 없다”면서 “최근 제주도에 관련 조례개정 등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들간 자정 노력을 하고 있고, 교통 안전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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