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큰' 감귤유통…다른작물도 비슷
'배보다 배꼽이 큰' 감귤유통…다른작물도 비슷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3.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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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노지감귤 유통비용 54%…농가 수취가 15.8% 그쳐

[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1년 전인 지난해 12월 10일께 서울에 사는 소비자가 지불한 노지감귤 상품 1㎏ 값은 2456원이었다.

그런데 이 감귤을 출하한 제주 농업인이 손에 쥔 돈은 1124원에 불과했다.

감귤의 최종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유통비용률이 50%를 웃돌아 ‘배보다 배꼽이 큰’ 기형적인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12월 12~14일 노지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시와 제주시 지역을 비롯해 서울 도매시장, 소비지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주요 농산물 유통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감귤의 유통비용률은 평균 54.2%로 나타났다.

이를 테면 감귤 소비자가격이 ㎏당 1000원일 경우 농가수취가는 458원에 불과한 반면 출하에서부터 도·소매 단계별 직접비와 간접비, 이윤 등 유통비용으로 542원이 들어간 셈이다.

감귤 유통의 가장 대표적인 경로인 ‘서귀포(생산자단체) →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의 경우 유통비용률은 51.9%다. 소비자가격은 2500원이었지만 유통비용으로 1299원이 소요되고, 농가가 받은 수취가는 1201(48.1%)에 그쳤다.

이 같은 유통비용률은 전년(51.8%)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경로의 유통비용률은 2008년 52.5%, 2009년 53.3%, 2010년 50.9% 등으로 매년 50%를 웃돌고 있다.

‘생산자 → 산지유통인 →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를 거치는 유통경로의 경우 유통비용률은 57.3%로 더 높았다. 유통단계에 중간상인인 산지유통인이 추가되면서 유통비용이 더 늘어났다.

반면 ‘생산자(단체) → 농협유통 → 하나로클럽 → 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경로의 경우 직거래 형식으로 출하가 이뤄져 유통비용률은 45.1%로 낮았다. 산지유통인과 도매시장 거래단계에서 비용이 줄어든 것이 농가수취가 상승으로 연결된 셈이다.

이 같은 노지감귤 유통비용률은 사과(42.9%), 배(46.8%), 단감(52.5%), 복숭아(36.9%) 등 다른 경쟁과일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제주지역에 출하되는 가을감자(51.9%)와 당근(58.6%)의 유통비용 비중도 전체 농산물 평균(43.9%)보다 훨씬 높아 가격경쟁력 하락과 농가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과도한 유통비용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물류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대책 등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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