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洞후 20년 주민수 ‘반 토막’…젊은 층 대거 이탈
分洞후 20년 주민수 ‘반 토막’…젊은 층 대거 이탈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5.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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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제주시 기존 도심권 인구 이탈과 이로 인한 해당지역 상권 몰락 등으로 갖가지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은 채 ‘공허한 계획’들만 떠돌아 다니고 있다.

제주의 대표적 옛 도심권인 삼도2동, 이른바 ‘묵은성’ 및 제주목관아지 일대를 중심으로 도심 공동화 실태 및 대책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제주시 삼도 2동은 그 중심에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인 관덕정과 탐라시대부터 오랜 정치와 행정의 터전인 제주목관아지를 두고….
이 지역은 탐라시대 이후 역사적으로 제주시 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정치곀旋ㅐ?중심으로 가히 제주도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도 2동은 그 면적이 1.12㎢로 제주시 전체의 0.45%에 불과하지만 제주시의 심장노릇을 하고 있다.’
이는 제주시 삼도2동 향토지발간추진위원회가 2003년 ‘제주의 핵심 삼도2 동지(洞誌)’를 만들어 내면서 소개한, 말 그대로 ‘제주의 중심’ 삼도 2동을 소개한 글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목관아지 일대 즉 ‘묵은성’일대 주민들 가운데 젊은 부부 등을 중심으로 생활이 편한 신시가지 등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이 고착화 되면서 최근에는 ‘도심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표현을 흔히 쓴다.
제주시 관덕정ㆍ목관아지 일대인 삼도2동의 지난해 말 인구수는 9153명으로 제주시내 19개 동 평균 인구수 1만5600명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제주의 중심 삼도2동이 삼도동에서 삼도1ㆍ2동으로 분동(分洞)되던 1983년 10월 1일만 하더라도 이 곳에는 4416세대 1만6960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20년만에 인구수가 ‘반 토막’ 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삼도2동 뿐만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삼도1동과 일도1동 및 용담 1동도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2004년말 제주시 인구는 29만6068명.
이들중 20세 미만은 8만9551명으로 전체의 32.2%를 차지했으며 20~39세는 15만855명으로 전체의 51.0%를 점유했다.
또 50대는 2만6030명으로 전체의 8.8%, 60세 이상은 2만9633명으로 전체 인구의 10.0%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삼도2동 인구 9153명 가운데 20세미만은 2267명으로 전체의 24.8%를 차지했으며 20~29세 인구는 4634명으로 전체의 50.6%를 점유했다.
50대 비율은 10.1%인 930명을 차지했으며 60세이상은 14.5%인 1323명을 차지했다.

즉 제주시 평균 연령비율과 비교할 때 삼도2동은 20세 미만 비율은 제주시 평균보다 5.6%포인트 낮은 반면 60세이상 비율은 4.5%포인트 높아 상대적으로 젊은층 인구가 적고 노령층이 많은 성비를 갖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곳과 이웃한 삼도1동도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이처럼 젊은 층 인구의 감소는 결과적으로 초등학생수 감소로 이어져 오는 5월 19일 개교 98주년을 맞는 ‘한국교육의 발상지’ 제주북초등학교의 학생수는 현재 17학급 488명에 그치고 있다.

제주북교는 1982년의 경우만 하더라도 전학년 학급이 50학급에 이르렀다.
반면 1990년대 초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 돼 개교한 동광초등학교(1993년 개교)는 현재 61학급 2205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제주목관아지 남쪽 삼도2동사무소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형성된 상권도 조만간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묵은성 남쪽 이른바 ‘상천골’의 ‘노른자위’로 자리잡으면서 이 일대 300여곳의 연관 상권을 형성했던 제주대학교 병원이 오는 2008년 아라동 지역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제주대학교는 2008년말 개원을 목표로 현재 아라1동 1753-3번지 일원에 1407억원이 투입되는 지하 3층 지상 5층 500병상 규모의 제주대 병원 신축공사를 벌이고 있다.
계획대로 2008년 중앙로 옛 도립병원 자리에서 영업 중인 제주대 병원 시설 및 인력이 모두 아라동으로 옮겨갈 경우 제주시 중앙로 상권의 한 중심축을 형성하는 이 일대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과거 관덕정을 중심으로 자리잡았던 수많은 기관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초래된 도심 공동화가 가속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김영훈 제주시장은 지난해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도심 공동화에 따른 ‘도심 재개발 문제’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용담동 출신인 김 시장은 도심 공동화의 문제와 원인을 누구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도심재개발 사업이다.

최근 제주시는 삼도2동 목관아지 서쪽 1만8573㎡와 삼도2동 사무소 주변 1만7435㎡지역 등 2곳의 상업지구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 추진을 계획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 토지겙퓜걍令?90%이상이 반대, 결국 무산됐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이뤄지면 생활환경은 나아지지만 상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토지용도가 변경돼 토지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을 판단한 토지주들이 반대한 것이다.
제주시는 지난해 10월 사업비 2억2100만원을 투입, 기존 도심재개발 문제에 대한 대안제시 등이 포함된 ‘도시경관관리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제주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제주시 목관아지 일대 등 도심 공동화에 대비한 재개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민하 제주시 도시과장은 “현재 도시경관관리계획 용역을 통하더라도 추진할 수 있는 도심 재개발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 자본유치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국은 기존의 도시개발사업과 도시구획정리사업에서 보듯 토지겙퓜걍令欲?자치단체가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개발사업이 모색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당장 재개발사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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