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서해안 시대다.
과거 박정희 정권시절 경부고속도로가 지역을 고려한 일방적 건설정책에 의해 추진돼 결과적으로 호남지방을 낙후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서해안 시대'라는 단어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당시 우리나라 서해안은 중국이 아닌 중공과 맞닿은 지역이다. 개발의 필요성은 일본, 미국과 마주한 태평양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중국과 마주한 서해안은 그래서 최근 마찬가지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경제구역은 송도지구,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건설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실현'
제주도와 똑같은 구호를 그들 역시 사용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계획은 뭐고 추진 상황은 어느 정도인지, 과연 제주도와 경쟁관계인지 아니면 상호보완을 통한 협력체계가 바람직한지 되새길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본지는 현지 취재를 통해 이 지역의 모습을 살펴봤다.
▲스케일부터 비교되지 않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총 사업면적은 송도지구 1611만평을 비롯해 영종지구 4184만평, 청라지구 541만평 등 총 6336만평이다.
계획인구는 48만7000명, 오는 2020년까지 총 사업비 14조8000억원을 들여 기반시설을 모두 갖춘다는 방침이다.
매립사업을 마치고 건설이 한창인 송도지구는 오는 2008년까지 1단계 사업으로 773만평에 도시조성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곳 상주인구는 25만3000명.
국제비즈니스, IT. BT, R&D, 송도신항만 사업 등이 전개될 예정이다.
송도지구는 바다를 메워 마련되고 있다.
1.2.4공구 306만평이 예전 바다인 곳에 조성됐고 3공구 77만평은 오는 6월 준공, 5.7공구 198만평 올 1월 착공, 6.8공구 192만평 올해 11월 착공 등이다.
얼른 보기에도 지역 경제파급효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인천시 당국은 여기에 3개 연구기관을 포함 3개 대학연구센터, 35개 벤처기업이 들어서는 테크노파크를 비롯해 12만6000평의 지식정보산업단지 분양, 지난해 11월 국제컨벤션센터 착공, 올 12월 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착공을 계획중이다.
영종지구개발에는 한국토지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 인천공항공사가 나섰다.
14만5000명의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방침아래 공항, 자유무역지역, 물류. 첨단산업단지, 배후주거단지, 용유. 무의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한국토지공사와 농업기반공사가 사업시행자인 청라지구는 인구 9만명 도시에 국제업무금융, 테마파크, 스포츠. 레져, 화훼, 주거단지 등이 조성된다.
인천시가 내세우는 경쟁력 기반은 제주가 볼 때 부러운 것들뿐이다.
제주가 입지상 동북아 중심지역을 거론하고 있다면 인천시는 비행시간 3.5시간내 인구 100만도시가 51개나 있으며 미주와 구주의 최단거리 간선항로선상에 위치한다고 자랑한다.
인천국제공항을 지니고 있는 탓에 세계 최고수준의 시설과 물동량 처리역량을 갖췄다고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연결된 선박편이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돕고 있다.
동북 3성과 개성공단과의 인접성은 전략적 연계. 활용 방안 등을 모색케 했고 무엇보다 수도권의 고급인력, 금융 등 지식산업 기반을 송두리째 업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인천시는 이를 바탕으로 첨단도시(Ubiquitous-City), 생태도시(Eco-City), 신교통시스템(New Transportion City)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고민
투자유치 부진, 개발에 따른 민원 발생 등은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는 인천시의 현안이다.
제주도와 비슷하다.
인천시가 집계한 투자유치실적을 보면 총 11건 206억달러 규모로 나타났다.
미국 게일사의 127억달러 송도 국제업무지구조성사업, 영국 AMEC사의 11억달러 제2연륙교 건설 사업, 미국 VaxGen사의 1억5000만달러외 2개 회사의 1억6000만달러 송도 바이오 단지 조성 사업은 이미 본 계약을 맺었다.
MOU는 송도신항건설 15억달러(미국 Pyne사), 영종 IBC-Ⅱ Project 20억달러(영국 AMEC사), 차이나시티건설 20억달러(한국중화총상회),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DEC구축 10억달러(MS, HP, SUN사) 등이다.
지역 언론 등은 투자유치가 부진하다고 연일 고삐를 죄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이기석 공보담당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투자유치가 쉽지 않다"면서 "또한 개발을 둘러싼 지역주민들의 잦은 민원도 고민거리"라고 털어놨다.
인천시는 당장 현안 사항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토지공급의 어려움이 첫 번째다.
현재 토지공급가격은 투자 유치매력을 저하시키는 탓에 기반시설의 국고 지원확대로 공급가의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세혜택이 없어 국내 대기업을 불러들일 수 없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제주도도 관심을 돌리는 외국인 학교 및 병원 유치사업은 '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학교설치를 가능케하는 입법조치가 미뤄지면서 인천시는 MOU자체가 무산될 판이라고 한숨을 짓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강상균(경영학 박사) 교육의료팀장은 이와 관련 "인천시는 대학보다는 초. 중. 고 복합 시스템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며 그 이유로 "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답변했다.
강 팀장은 이어 "아직 국회를 통과 못했지만 인천 외국인학교는 내국인도 자유로이 입학할 수있고 외국 병원에도 내국인이 아무런 제약 없이 드나 들 수 있어 제주보다는 여건이 나은 편"이라며 비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