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 응답한 제주도민 90.9%가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재신임(再信任)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한 종합편성 TV채널이 여론조사를 통해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결과다.
너무나 충격적이다. 다른 시-도 자치단체장들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불신임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60% 혹은 50%대 이하인데 제주지사는 90%대를 기록하고 있다. 너무 엉뚱해서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설사 정적관계(政敵關係)인 민주당 등 재야정당의 지도자들이나 무소속 정치인, 새누리당 내의 내년 지방선거 경선 예상자들이라 하더라도 현직 도지사의 불신임 비율 폭등을 놓고 결코 좋아 할 일이 아니다. 불신임 비율이 어느 정도라야지 상상을 초월한 90%대라면 이것은 우근민이라는 정치인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특별자치도임을 자처하고 있는 제주지역 전체의 위상에 관한 문제다.
제주도민인 것을 얼마나 부끄럽게 만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인가. 차라리 ‘불신임 90.9%’가 여론조사의 오류(誤謬)이기를 바라는 소이(所以)다.
우근민 지사가 어떤 사람인가. 관-민선(官-民選) 합쳐 다섯 번이나 도지사를 지낸 정치인이다. 여기에 더하여 여섯 번째 도백을 하고자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이 정도로 장기 집권의 토대 위에 기초를 다졌다면 ‘재신임 비율’이 ‘불신임 비율’을 앞질러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신임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세우기 어려운 불신임 비율 91%를 기록했으니 제주지역과 제주도민의 체면이 어찌 될 것인가. 아마도 이러한 소식은 전파를 타고 전국에 번져 화제가 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여론조사는 이른바 서귀포 전 시장 ‘한동주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 실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동주 게이트’ 이후의 여론은 더 악화 되었을 것이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직접 당(黨)이 도민들을 대상으로 우근민 지사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어 볼 필요가 있다. ‘불신임 90.9%’의 진실성을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이므로 철저히 객관성을 띄어야 함은 물론이다. 여론조사 결과 종편 TV채널과 큰 차이가 없다면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권고하는 것이 본인-黨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