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가장 강력했다는 필리핀의 ‘하이옌’과 같은 ‘슈퍼 태풍’이 제주도에 오지 말란 법이 없다. 물론 올수도,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올 것’이라고 미리 상정(想定)해 놓고 만반의 대비를 해 두는 게 대재앙을 극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게 바로 유비무환(有備無患) 아닌가.
제주도는 세계적으로 몇째 안 가는 지구 온난화의 위험 지대요, 기후변화의 취약 지역이다. 해수면 상승이 그렇고, 구상나무 등 고산 식물의 고사가 또한 그렇다. 잘 알려져 있듯이 슈퍼 태풍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폐허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가공(可恐) 할 괴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10년 전 부터든, 50년 전 부터든 장기간에 걸쳐 차곡 차곡 대비를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4일 제주대학교 문일주 교수가 한 포럼에서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 주변 태풍 길목의 수온 상승으로 슈퍼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것을 귀 너머 듣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제주도는 좌우에 중국 대륙과 일본 열도를 낀 태풍의 길목이다.
만약 제주에 슈퍼 태풍이 찾아온다면 높아진 해수면과 상승 작용을 일으켜 지구 다른 쪽의 슈퍼 태풍보다 더 많은 피해를 남기고 갈 것이다. 기후변화 내지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기금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소나무 재선충 재앙만으로도 방제비가 없어 쩔쩔매고 있는 데 슈퍼 태풍이 닥친다면 하늘이나 원망하고 있을 것인가. 제주도 정치-행정의 정점에 있는 분들은 지방선거에만 넋을 잃지 말고 30년 뒤, 50년 뒤의 자연 재앙에 대한 대비책도 연구를 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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