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1천만 시대, 제주관광의 재발견
관광객 1천만 시대, 제주관광의 재발견
  • 제주매일
  • 승인 201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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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종(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정책기획실장 )
▲ 정윤종(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정책기획실장 )

 2013년 11월 28일 관광객 1천만 시대 개막 빵빠레가 울렸다. 1963년 10월에 관광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지 반세기만에 제주관광의 새 역사가 쓰여지게  된 것이다. 1966년 '동양의 하와이'를 표방하며 본격 관광개발에 나선 이후 하와이나 발리 등 세계 유수의 섬 관광지를 추월하며, 섬 관광지 최초로 관광객 1천만시대를 열게 되었으니 사람으로 치면 '청출어람'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셈이다.
 관광객 1천만 시대를 개막하면서 원인과 의의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다. 항공공급좌석 증가, 크루즈 유람선 입항 급증 등 접근성 개선, 관광인프라 확충, 브랜드 가치 상승, 중국인 관광객 급증, 강력한 정책 의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관광객 1천만 시대의 개막은 향후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으로의 변화를 가능케하는 토대가 갖추어졌다는 점과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욱 더 증가할 것이라는 의의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원인분석과 의의, 전망을 모두 수긍하면서 여기에 덧붙여 '제주의 재발견'이라는 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여행은 '발견'의 연속이다. 익숙한 모든 것들이 여행지에선 새롭게 '구성'되고 '배열'된다. 익숙한 쌀과 해산물이 새롭게 구성되면서 스페인식 파에야가 되고, 익숙한 버스와 익숙한 빨간색이 새롭게 구성돼 낯선 영국의 2층 버스가 된다. 작정하여 보려고 떠나는 사람에게는 여행지의 우체통 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것이다. 보이는 풍경이 바뀌기도 하지만, 떠나는 이의 마음까지도 바뀌는 게 여행인 것이다.
 제주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모두가 한번쯤 와보고 싶은 여행지였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여행경험이 풍부해지면서 제주는 말 그대로 그냥 그런 관광지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은 제주를 재미없는 식상한 관광지로 평가하고, 제주여행비용이면 차라리 동남아로 간다는 게 언론의 평가였다.
 제주의 이런 이미지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중후반. 그저 아름답다고만 자랑하던 제주의 자연이 올레라는 이름으로 재발견되어 새롭게 구성되고,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로만 생각되던 해안도로에서 스쿠터를 타고 제주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만끽하며 제주를 즐기는 새로운 레시피로 떠오르고, 제주의 청정자연은 힐링의 옷을 입기 시작했고,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카페에서 제공되는 메뉴와 정취가 제주여행의 색을 초콜렛 빛으로 물들이며 익숙하지만 색다른 여행의 맛을 느끼게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풍경, 배열을 달리한 구성이 여태 우리가 알지 못한 낯설음으로 여행객을 제주로 인도한 것이다.
 관광객 1천만 시대 개막과 더불어 가장 반가운 것이 이러한 제주의 재발견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제주를 새롭게 보고, 배열하여 구성할 수 있는 우리들의 지혜가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를 찾게 하고, 사랑의 열병처럼 제주를 다시 찾게하는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제주의 재발견, 익숙함을 새롭게 배열하며 구성하는 힘, 이것이 관광객 1천만 시대 이후 제주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이며 지속가능한 제주관광을 이끌 수 있는 자원이라고 얘기한다면 너무 황당한 얘기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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