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지검은 4일 오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2개팀 10여 명을 투입, 서귀포시장 집무실과 한 전 시장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귀포시장 집무실과 비서실, 자치행정국장 집무실, 총무과를 압수수색, 비서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정 서류, 총무 및 인사담당 전산기록 등을 확보했다. 또 한 전 시장의 자택을 비롯해 서귀포시장 관사도 압수수색해 문서 등을 추가로 확보했다.
검찰은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와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한 전 시장을 소환해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실질적으로 ‘내면 거래’가 있었는지에 수사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한 전 시장과 우근민 지사와의 '내면 거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확보했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이 수사에 돌입하자마자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곧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검 김희준 차장검사는 “소환조사 일정은 현재 잡혀 있지 않다”며 “수사는 진행상황을 보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검사는 “영장은 혐의 입증 후의 문제”라며 “한 전 시장을 소환해 발언 경위와 배경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수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수사결과가 제주정가는 물론 공직사회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내 뮤지엄웨딩홀에서 열린 ‘2013 재경 서고인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해 우 지사에 대한 지지 유도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 전 시장은 “내(우근민 지사)가 당선되면 네(한동주 시장)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라. 그러면 서귀고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솔직히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 “제가 더 해야 서귀포시내에서 사업하는 분들 계약 하나 더 줄 수 있고 그렇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도와주시기 바란다” 라는 내용의 발언을 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앞서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과 수사의뢰 된 우근민 지사 사건을 법질서확립팀에 배당해 지난 3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