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도 승객도 외면하는 승차대 ‘무용지물’
택시도 승객도 외면하는 승차대 ‘무용지물’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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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고려하지 않은 탓에 일부 기사들 ‘휴식 공간’ 전락
道, 승차대 이용 활성화 방안 없이 추가 설치 검토 빈축

▲ 4일 오전 제주시 옛 한국은행 앞에 설치된 택시 승차대에서 택시는 물론 이용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반면 이곳에서 30m 정도 떨어진 제주시청 버스 정류소 인근 횡단보도에는 택시가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교통 체증 해소는 물론 사고 예방을 위해 도심에 설치된 택시 승차대가 기사와 승객 모두의 외면으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특히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탓에 불편만 가중되다 보니 일부 기사들의 ‘휴식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 옛 한국은행 앞과 제주지방법원 등 모두 12곳에 택시 승차대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택시 승차대 설치가 신중한 고려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데다 편의시설 역시 미흡하다 보니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옛 한국은행 앞에 설치된 택시 승차대를 확인한 결과 택시는 물론 이용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이곳 택시 승차대에서 30m 정도 떨어진 제주시청 버스 정류소 인근 횡단보도에는 택시가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버스가 정류소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거나 2차로와 3차로에 걸쳐 정차하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승객들이 위험천만하게 버스에 오르는 등 사고의 우려를 낳고 있다.

택시기사 고모(48)씨는 “횡단보도 주변에 차를 세워두면 손님을 태우기 쉽다”며 “손님들이 택시 승차대를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알고 있다 해도 일부러 승차대에서 택시를 타는 경우는 드물다”고 털어놨다.

고씨는 이어 “일부 택시 승차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승차대가 기사들의 휴식을 위한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 김모(37·여)씨는 “택시 승차대가 설치돼 있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비가림 시설과 벤치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위치도 좋지 않아 거의 이용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제주도는 기존에 있는 택시 승차대 이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은 상태에서 승차대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택시 승차대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추가 설치를 검토 중인 3곳의 경우 불법 주·정차가 심해 도로 여건 등을 분석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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