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명(吠明)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고사성어다.
그 내용을 보면 이렇다. 어느 시골 마을에 많은 개들이 있었는데 동네가 조용했다.
모두 잠이 들어 있었다. 갑자기 구름 속에 가려졌던 달이 모습을 드러낸다. 개중에 한 개가
그 달의 모습을 보고 마구 짖어댄다. 갑자기 예상외의 물체가 보임으로 개 본연의 업무인 짖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온 동네의 개들이 덩덜아 짖어댄다. 대부분의 개들은 눈도 뜨지 않은채, 마냥 짖어댄다. 다른 개들이 짖어대니까 같이 짖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달이 그름 속에 가려진다. 맨 처음 달을 보고 짖었던 그 개는 자기의 짖음의 효과가 나타난 것에 만족하여 잠을 청한다. 그런데 나머지 개들은 계속 짖어댄다.
자신들이 왜 짖는지 이유도 모르고 계속 짖어 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폐명’이라 한다.
요즘 우리들 삶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태어나서 몇년 후 교육기관에 맞겨지고 성적과 등수에
오락가락하며 청소년기를 보낸다. 대학도 점수에 따라 입학학교가 정해지며 한 인생의 흐름은
30대와 40대를 맞게 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대부분의 인생이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인간의 삶이 왜 단편 일률적으로 인위적인 목적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말이다.
우리 어린 세대에게는 지금부터라도 각자 개별적 인간의 취향과 멋이 있는데, 그 멋을 이루며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멘토링해야 할 것이다. 인위적으로 진로를 선택하게 하지 말고 세상과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멋진 인생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범과 멘토링이 필요하다.
그에 걸 맞는 직업을 꼽으라면 단연 ‘경찰’이 아닌가 싶다. 나는 어릴적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다. 단지 밥벌이로서의 경찰이라면 사양한다. 지극히 작은 한명의 경찰이지만 제주도 지역사회와 내가 맡은 영역에 관해서는 멋진 경찰로 살아가고 싶다. 나로 인해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 진다면 멋진 삶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 세상과 이웃에 기쁨이 되는 일을 하며 살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임에 틀림없다. 소득과 권세와 명예를 위해 진로를 선택했던 사람들의 후일담이 만족스러웠다는 것을 들어 본적이 없다. 나로 인해 나와 내 자손이 살아갈 세상이 더 멋져진다면,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멋진 삶이다. 한밤중에 자다가 일어나 자신이 왜 짖는지도 모르면서 허공을 향해 계속 짖어대는 견공들처럼 살지 않도록 우리의 자녀와 후배들에게 조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