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대학교(학교법인 한라학원, 이사장 김병찬)가 학교이전을 위해 사두었던 감정가 100억원대의 부지를 수익용 재산으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160억원을 들여 신축중인 관광학부 실습센터에 실습용으로만 활용하기에 과다한 객실과 예식 공간 등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리한 수익사업 전개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한라대는 앞서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의 임야 47만9604㎡를 수익용 재산으로 용도 변경했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용도 전환된 토지 4필지는 2009년 당시 감정평가액이 100억6000만원으로 산출됐다. 토지는 제주한라대가 1995~6년(나머지 1필지는 2004년) 학교이전을 위해 구입했으나, 외환위기 등으로 이전결정이 백지화되면서 방치돼왔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소길리 부지가 당시 학교이전용 목적으로 구입됐고 자금 출처가 학생등록금인 교비에서 지출됐기 때문에 ‘교육용 재산’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교육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하는 ‘교육용 재산’이, 법인재산인 ‘수익용 재산’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대학 측은 “방치된 토지를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 측은 “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를 권고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결정”이고 “애초 법인재산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교육용 재산이 아니”라는 설명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공사가 멈춘 관광학부 실습센터도 한라대의 법인자금 확보 행보와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다.
실습센터는 학교 건물 뒤편, 원래 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2만5110㎡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2013년 1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대학과 공사업체간 공사대금 지급 등의 문제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관광학부 실습센터는 당초 학생들의 교육용 실습을 위해 지어지는 것으로 홍보됐지만 몇 차례 설계변경 과정에서 지하에 예식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54개 객실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교 측의 주장과 달리, 수익사업 목적이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와 교수 등 일부 대학관계자들은 공사비 160억원이 교비로 충당됐기 때문에 교육용으로만 이용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교에 운동장이 없어 학생들이 주차장에서 족구를 하고, 기숙사 입소 신청학생 수가 매년 객실 수를 웃도는 상황에서 당장 학생들에게 필요한 시설 마련에 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일각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실습센터가 지어진다고 부러워하지만 한라대에 설치된 여러 학부가운데 실습센터를 주 교육장으로 활용할 곳은 관광학부 정도”라며 “그에 비해 건물 규모나 교비 160억원이란 금액은 지나치게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교비가 투입된 사업도 운영비 등을 제외한 수익금 대부분을 교비로 전출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실습센터에 수익사업은 계획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